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의 주연 배우 배현성을 만났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다. 극 중 선우는 9년 전 실종되기 전의 선하고 순수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낯설고 서늘한 기운을 풍기며 살아 돌아와 충격을 안기는 인물이다.
배현성은 순둥한 실제 비주얼과 상반되는 강렬한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연기하면서 늘 새로운 모습에 도전하고 싶다"며 "'실낙원' 선우도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센 캐릭터라 처음에는 걱정도 했다. 촬영 전에도 감독님, 분장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가발도 써보고 분장도 많이 해봤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제 낯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극 중 선우와 실제 자신의 성격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거의 0에 수렴한다.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좀 위험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엄마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는 "엄마한테 물어봐야겠지만, 저는 말 잘 들으며 커왔다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받아쳤다. 자신에게서 가져온 행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우의 느리고 나른한 모습이 조금 비슷하지 않나 싶다. 저도 평소 집에 있을 땐 나른하게 있고 거의 반 누워있다"며 웃었다.
연상호 감독의 연기 디렉팅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배현성은 "감독님은 디렉션을 많이 하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편이셨다. 필요한 부분만 짧고 명료하게 설명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때 한 가지 말씀하셨던 건 '셌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느끼기에 불편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배현성은 세밀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그는 "불편한 공기들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걸을 때 느리게 걷거나 행동을 느리게 했고, 눈을 감았다 뜰 때도 천천히 하려고 했다. 또 상대방이 나를 피하게끔 인물들을 뚫어지게 바라보려 했다"고 전했다.
생소했던 흡연과 욕설 연기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배현성은 "촬영하면서 욕도 많이 안 해봤다. 영화에서 흡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걸 맛있게 잘 살리고 싶었다. 욕도 어색하면 몰입이 깨질 수 있어서 혼자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함께 촬영하고 있던 드라마 '대리수능'에서도 욕설을 좀 하는 캐릭터여서 같이 연습했다. 조금 어색하지만 흐름이 깨지지 않게 나름 잘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전까지 해보지 않았던 거친 인물을 소화하며 느낀 감정에 대해 배현성은 "희열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 그는 "제 성격과도 다르고 안 해본 역할이라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참 재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센 캐릭터는 아니더라도 다음에 비슷한 계열의 역할을 또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며 눈을 밝혔다.
'실낙원'은 21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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