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O 라이트는 지난 13일 데뷔곡 'NEON'(니온)을 발매했다. 이 곡은 공개 29시간 만인 지난 14일 오후 11시 멜론 톱100 차트 정상에 올랐다. A20는 지난 15일 하루에만 광고 제안만 56개 받았다는 사실이 텐아시아 단독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주말 내내 유튜브 K팝 관련 알고리즘을 장악하고 있다.
이례적인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이수만의 오랜 공백이 있다. 이수만은 2023년 SM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면서 향후 3년간 국내 음반 프로듀싱을 하지 않기로 하는 경업금지 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약정은 지난 2월 종료됐다.
그간 이수만이 제작 활동을 완전히 중단했던 것은 아니다. 2024년에는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한 걸그룹 A2O 메이(A2O MAY)를 선보였다. 다만 국내 K팝 시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새로운 그룹을 선보이기까지는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SM의 하츠투하츠와의 대결 구도도 흥미를 키웠다. SM은 지난해 2월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데뷔시켰다. 2023년 이수만이 회사를 떠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SM의 신인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시선이 쏠렸다. 이수만이 떠나고, SM은 기존의 단일 총괄 프로듀서 체제에서 벗어나 여러 제작 조직이 아티스트를 담당하는 'SM 3.0' 체제로 전환했다. 하츠투하츠는 이러한 변화 이후 SM이 내놓은 첫 걸그룹으로, 새로운 제작 체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팀이었다.
하츠투하츠는 데뷔곡 'The Chase'(더 체이스)에서 몽환적인 분위기와 절제된 음악적 전개를 내세웠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강렬한 사운드와 극적인 구성으로 대표되는 기존 SMP(SM Music Performance) 스타일과 거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SM이 추구해 온 실험성과 독특한 분위기를 다른 방식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수만이 직접 제작한 A2O 라이트가 등장했다. 단순히 새로운 걸그룹이 데뷔한 것을 넘어 '이수만이 없는 SM'과 'SM을 떠난 이수만'이 각각 어떤 음악을 선보이는지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수만이 제작한 신인이 과거 SM의 음악적 특징을 얼마나 계승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A2O 라이트의 데뷔곡 'NEON'에서는 풍성한 화음과 고음 애드리브, 댄스 브레이크 등 과거 SM 음악을 연상시키는 요소가 두드러진다. 최근 K팝 시장에서 짧고 간결한 구성의 음악이 유행해 온 만큼, 한때 익숙했던 음악적 특징이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었다.
같은 날 공개된 보이그룹 A2O 소울(A2O SOUL)보다 A2O 라이트의 음원 성적이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A2O 소울 역시 이수만이 제작한 그룹이지만, 데뷔 직후 멜론 톱100 1위라는 기록을 세운 팀은 A2O 라이트다. 두 팀 모두 이수만의 복귀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A2O 라이트의 초기 성과에는 음악 자체의 경쟁력 외에도 걸그룹이라는 비교 구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하이브가 체결한 경업금지 약정은 이수만의 국내 복귀 시점을 늦췄지만, 결과적으로 대중을 기다리게 했다. SM이 먼저 선보인 하츠투하츠는 그의 복귀작을 바라보는 또 다른 기준이 됐다. 두 회사가 의도와는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이수만의 신인 걸그룹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친 셈이다.
화제성과 지속적인 인기는 별개다. 오랜 공백과 비교 구도는 A2O 라이트가 데뷔 초반 주목받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지만, 이러한 관심을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가는 것은 결국 그룹이 보여줄 음악과 활동에 달려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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