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17세기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 극작가 몰리에르, 음악가 륄리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예술과 권력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조병규는 어린 시절 반란의 기억으로 트라우마를 지녔지만, 점차 권력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루이 14세를 연기했다.
하지만 2막에서 그 인상이 달라졌다. 조병규는 권력을 적극적으로 쟁취하기 시작한 루이 14세를 표현하기 위해 한층 굵어지고 낮아진 목소리와 단호한 태도로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몰리에르, 륄리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감정을 터뜨리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1막의 단조로운 연기는 2막에서 달라질 인물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으로 읽혔다.
아쉬운 점은 노래였다. 루이 14세는 작품의 중심인물인 만큼 여러 넘버를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조병규의 노래는 대사 연기만큼 안정적이지 못했고 발성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가사 전달력과 성량도 다른 배우들과 차이가 느껴졌다. 특히 여러 배우가 함께 부르는 앙상블에서는 조병규의 목소리가 묻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뮤지컬에서 가창력의 부족함은 쉽게 지나치기 어려웠다. 가창력이 연기력을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조병규 역시 뮤지컬에 도전하기 전부터 노래에 부담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첫 뮤지컬 도전이라는 의미는 있었지만, 안정적인 가창력을 갖추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조병규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찌질의 역사', 영화 '보이' 등에 출연했다. 이 중 '찌질의 역사'는 웨이브 실시간 드라마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조병규가 원작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호평이 나온 반면,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된 배우의 출연을 두고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조병규는 이후 연극과 뮤지컬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조병규는 오는 18일 '오페라' 마지막 공연 무대에 오른다. 이후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이번 작품은 그의 첫 뮤지컬이자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됐다. 학교폭력 의혹을 둘러싼 법정 공방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뮤지컬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조병규가 군 복무 이후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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