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하 '로또1등') 종영을 기념해 하율리와 만났다. '로또1등'은 로또 1등에 당첨된 직장인 공은태(이준혁 분)가 회사를 그만두는 대신 당첨금 13억 원을 품고 출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하율리는 정규직 전환을 꿈꾸는 계약직 사원 이지혜 역을 맡아 사회초년생의 불안함과 씩씩함을 그려냈다.
하율리는 대학 초반까지 연기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차 요원이나 호텔 아르바이트도 했고, 돌잔치나 결혼식 뷔페에서 서빙도 했다"며 다양한 경험을 떠올렸다. 오디션 일정이 언제 잡힐지 알 수 없었던 만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는 일보다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선호했다.
하율리는 "오디션이 언제 잡힐지 모르니 시간을 고정하기 어려웠다. 하루 단위 아르바이트는 급여도 바로 받을 수 있고 일정 조절도 가능해서 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일과 연기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한다. PC방에서도 근무했다. 하율리는 "당시에는 PC방에서 지금처럼 다양한 음식을 만들지 않아 심야 시간에 할 일이 많지 않았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심야 PC방 아르바이트도 해봤다"고 회상했다.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배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어머니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율리는 "엄마가 아르바이트를 반대하셨다. 돈은 지원해 줄 테니 그 시간에 연기를 공부하거나 다른 언어를 배우는 등 스스로 발전하는 데 투자하는 게 좋겠다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 자신에게 시간을 더 투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율리는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연기라 처음부터 두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지혜의 불안함과 밝은 성격을 동시에 표현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계약직으로서 느끼는 불안함이 있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가는 인물이다. 그런 지점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고 밝혔다.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의 차이도 고민거리였다. 하율리는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연기와 결이 많이 달라서 그 차이가 시청자분들께 잘 전달될 수 있을지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연기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운 좋게도 지금까지 필모그래피에서 겹치는 역할이나 직업이 하나도 없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앞으로도 도전적인 역할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연기하는 데 거부감이 없고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를 시도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오디션 일정에 맞춰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새로운 작품을 위한 미팅을 이어가는 배우가 됐다. 어머니의 지원 속에 연기 공부에 시간을 쏟았던 하율리는 서로 다른 역할을 거치며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가고 있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얼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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