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 출연한 배우 하율리. / 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 출연한 배우 하율리. / 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율리가 연이어 작품에서 존재감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 '옥씨부인전'에 이어 '유부녀 킬러',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까지 서로 다른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20대 배우다. 그가 잇달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디션을 대하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다.

최근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하 '로또1등') 종영을 맞아 하율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로또1등'은 로또 1등에 당첨된 직장인 공은태(이준혁 분)가 당첨금 13억 원을 품고 회사에 출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오피스 드라마다. 하율리는 정규직 전환을 꿈꾸는 계약직 사원 이지혜 역을 맡았다. 사회초년생의 불안함과 씩씩함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했다.

하율리에게 2026년은 유독 특별한 해다. 하반기 공개된 '유부녀 킬러'와 '로또1등'이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으며 그의 연기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유부녀 킬러'에서 독살 전문 킬러 오현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로또1등'에서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변신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하율리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렇게 좋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치열하게 준비했던 시간이 빛을 발한 것 같다. 큰 행운이 따라준 한 해였다"며 미소 지었다.

실제 회사 생활 경험이 없는 하율리는 이지혜의 성장 배경과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는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취업을 위해 어떤 면접을 거쳤을지 공부하며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혜는 불안함을 안고 있지만 밝고 씩씩한 친구다. 집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자신과 거리가 먼 역할이라고 여겼지만, 촬영을 거듭할수록 공통점을 발견했다. 하율리는 "지혜는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주변을 설득해야 하는 인물이다. 모르는 게 많아 눈치를 보고 배워가는 모습이 신인 배우인 나와 닮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준혁 선배님도 '너는 그냥 지혜 그 자체'라는 말을 자주 해주셨다"며 "돌아보니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 하율리가 출연한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의 한 장면. / 사진제공=티빙
배우 하율리가 출연한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의 한 장면. / 사진제공=티빙
극 중 이지혜가 업무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하율리는 수많은 오디션을 거치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입증해 왔다. '로또1등' 역시 치열한 경쟁 끝에 얻은 기회다. 윤영빈 감독은 연기 기본기를 검증하기 위해 300명이 넘는 배우를 직접 만났으며, 이른바 '함정 대본'까지도 준비했다. 이에 하율리는 "함정 대본이 있었다는 사실은 캐스팅 이후에 알았다"며 "오디션을 보면서 합격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고백했다.

"예전에는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게 무섭고 두려웠어요.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정작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은 짧으니까 속상할 때도 많았죠. 그런데 '피라미드 게임' 무렵부터 생각이 달라졌어요. 오디션을 볼 때마다 새로운 작품과 인물을 만날 수 있고, 그 과정 자체가 연기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니 오디션이 두렵기보다 설레고 즐거워졌어요."

하율리는 "오디션을 볼 때마다 새로운 장르와 인물을 접할 수 있지 않나. 연기 공부에 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그 시간이 설레고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작품에서는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해야 하지만, 오디션은 감독님께 내 생각과 표현을 자유롭게 보여드릴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찾았다"고 이야기했다.

"오디션을 꼭 합격해야 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부담이 컸어요. 그런데 배우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실제 작품에서는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해야 하지만, 오디션에서는 감독님께 제 생각과 표현을 자유롭게 보여드릴 수 있잖아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찾았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저라는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율리는 오랫동안 신뢰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 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하율리는 오랫동안 신뢰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 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하율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목표는 오랫동안 대중의 신뢰를 받는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힘든 상황이 많겠지만 좌절하지 않고 계속 자신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렀을 때 대중에게 '하율리 하면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듣는 것이 소망"이라고 전했다.

하율리는 오직 연기만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하고 있다. 눈앞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다음을 준비하는 신예다. 언젠가 그의 바람대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될 날이 기대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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