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스틸컷 / 사진=디즈니+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스틸컷 / 사진=디즈니+
한국 배우들이 서양풍 황실의 황제와 황후를 연기하고, 왕자는 새로 변신한다. 자칫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이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가 실사화 소식부터 우려를 샀던 이유다. 그러나 실제 공개된 작품은 예상보다 자연스러운 CG와 배우들의 연기로 이러한 걱정을 일부 덜어냈다. 오히려 아쉬움은 무도회 안무 등 세부적인 연출에서 나왔다.
"새 된 이종석 의외로 괜찮은데?"…'재혼황후', 걱정했던 CG보다 아쉬운 건 따로 있네 [TEN스타필드]
4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는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다. 동대제국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서왕국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총 10부작으로 첫 공개일에 4회까지 선보였다.

'재혼 황후'는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약 29억7000만회를 기록한 인기 원작에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 등 화려한 출연진이 합류했다. 지난 8월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24시간 만에 글로벌 누적 조회수 1170만회를 돌파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한국 배우들이 서양풍 의상을 입고 황제와 황후를 연기하는 모습이 낯설다는 반응이었다. 티저 공개 이후 온라인에서는 "서프라이즈 같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극을 찍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화려한 의상과 궁전의 모습이 오히려 어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캡쳐 화면 / 사진=디즈니+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캡쳐 화면 / 사진=디즈니+
특히 관심이 쏠린 것은 시각특수효과(VFX)였다. 원작 속 하인리는 사람과 새의 모습을 오가는 인물이다. 웹툰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설정이 실사 영상에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이종석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새의 모습을 어떻게 구현할지 결과물을 보기 전까지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막상 공개된 영상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하인리의 변신 장면을 비롯한 판타지 요소와 궁전의 모습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원작 특유의 화려한 세계관을 영상으로 옮기기 위해 공들인 흔적도 엿보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낯선 설정을 받아들이는 데 힘을 보탰다. 주지훈은 황후를 두고 다른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긴 소비에슈의 오만함을 표현했고, 이세영은 순수한 모습 뒤에 욕망을 감춘 라스타를 연기했다. 이종석 역시 로맨스 판타지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자칫 과장되게 느껴질 수 있는 대사와 설정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 장면이 있었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스틸컷 / 사진=디즈니+
디즈니+ 시리즈 '재혼황후' 스틸컷 / 사진=디즈니+
다만 배우들의 연기와 별개로 캐스팅과 의상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주지훈은 소비에슈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 강점을 보였지만 원작 속 외형과 차이가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의상은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못해 코스프레처럼 느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부 연출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무도회 장면의 안무는 작품이 구축한 분위기와 완전히 어우러지지 못했다. 화려한 궁전과 드레스로 서양풍 황실의 모습을 구현했지만, 배우들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동작과 분위기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판타지적인 변신 장면보다 일상적인 움직임에서 이질감이 나타난 셈이다.

'재혼 황후'는 한국식 사극으로 각색하는 대신 원작의 서양풍 세계관을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시도인 만큼 미술과 CG를 통해 낯선 세계를 비교적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화려한 시각적 요소에 비해 인물들의 움직임과 장면의 세밀한 구성에서는 완성도의 차이가 느껴졌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10부작으로 압축한 만큼 앞으로의 전개도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소개하는 데 무게가 실렸지만, 남은 회차에서는 나비에와 소비에슈, 하인리, 라스타의 감정과 선택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재혼 황후'는 실사화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냈다. 그러나 화려한 CG와 세트만으로 낯선 세계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인물 간 관계, 세부적인 연출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 사람이 새로 변하는 장면보다 무도회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점은 작품이 남은 회차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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