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황후'는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약 29억7000만회를 기록한 인기 원작에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 등 화려한 출연진이 합류했다. 지난 8월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24시간 만에 글로벌 누적 조회수 1170만회를 돌파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한국 배우들이 서양풍 의상을 입고 황제와 황후를 연기하는 모습이 낯설다는 반응이었다. 티저 공개 이후 온라인에서는 "서프라이즈 같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극을 찍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화려한 의상과 궁전의 모습이 오히려 어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막상 공개된 영상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하인리의 변신 장면을 비롯한 판타지 요소와 궁전의 모습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원작 특유의 화려한 세계관을 영상으로 옮기기 위해 공들인 흔적도 엿보였다.
배우들의 연기도 낯선 설정을 받아들이는 데 힘을 보탰다. 주지훈은 황후를 두고 다른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긴 소비에슈의 오만함을 표현했고, 이세영은 순수한 모습 뒤에 욕망을 감춘 라스타를 연기했다. 이종석 역시 로맨스 판타지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자칫 과장되게 느껴질 수 있는 대사와 설정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 장면이 있었다.
세부 연출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무도회 장면의 안무는 작품이 구축한 분위기와 완전히 어우러지지 못했다. 화려한 궁전과 드레스로 서양풍 황실의 모습을 구현했지만, 배우들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동작과 분위기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판타지적인 변신 장면보다 일상적인 움직임에서 이질감이 나타난 셈이다.
'재혼 황후'는 한국식 사극으로 각색하는 대신 원작의 서양풍 세계관을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시도인 만큼 미술과 CG를 통해 낯선 세계를 비교적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화려한 시각적 요소에 비해 인물들의 움직임과 장면의 세밀한 구성에서는 완성도의 차이가 느껴졌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10부작으로 압축한 만큼 앞으로의 전개도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소개하는 데 무게가 실렸지만, 남은 회차에서는 나비에와 소비에슈, 하인리, 라스타의 감정과 선택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재혼 황후'는 실사화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냈다. 그러나 화려한 CG와 세트만으로 낯선 세계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인물 간 관계, 세부적인 연출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 사람이 새로 변하는 장면보다 무도회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점은 작품이 남은 회차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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