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연 작가
정하연 작가
한국 대하사극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정하연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2일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유족 등에 따르면 정하연 작가는 지난 1일 오후 3시께 지병으로 별세했다. '국민 아버지'로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고(故) 최불암에 이어 원로 방송작가의 별세 소식까지 전해지며 문화예술계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44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고인은 연세대학교 연희극예술연구회에서 연극 활동을 시작했다. 1968년 신춘문예 단막희곡 부문에 작품 '산울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인은 영화계에서도 필력을 발휘했다. 1971년 신성일 주연 영화 '어느 사랑의 이야기'의 각본을 맡았으며, 1976년에는 영화 '목마와 숙녀'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목마와 숙녀'에는 고 최불암이 배우로 출연해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전설의 고향', 'TV 문학관' 등을 통해 안방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정 작가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은 굵직한 역사 드라마들이었다. 1995년 '장녹수'를 시작으로 1996년 '조광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방송된 '왕과 비', 2001년 '명성왕후', 2005년 '신돈' 등을 잇달아 집필했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권력을 둘러싼 인간의 야망과 대립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대하사극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1979년 연극 '마로니에의 길'로 동아연극상 특별상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왕과 비'를 통해 KBS 연기대상 작가상을 받았고, 2000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가상까지 거머쥐었다.

사극뿐 아니라 현대극에서도 활동을 이어간 고인은 2018년 방송된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마지막으로 드라마 집필 활동을 마무리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4일 진행될 예정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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