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종영한 Mnet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이하 '스디파')는 국내외 안무가들이 퍼포먼스의 기획부터 연출까지 직접 맡아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백구영은 매 미션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24년 차 댄서인 그는 자신보다 17세 어린 2003년생 조나인을 비롯해 정민준 등 젊은 안무가들과 경쟁하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스디파' 우승자 백구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백구영은 "크리에이터는 후배들에게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퍼포먼스 기술보다는 내 생각을 내려놓는 법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안무가로 활동해 온 만큼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볼 때도 자신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했다. 백구영은 "직업병처럼 다른 사람의 퍼포먼스를 보면 분석부터 한다.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경연에서는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완성된 무대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정민준과 조나인의 작품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백구영은 "처음에는 '이건 좀 별로이지 않나' 싶다가도 '이런 내가 지금 늙크크(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기성세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관점에서는 맞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는 충분히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걸 터득했다"고 덧붙였다.
K팝 안무를 제작할 때는 자신의 취향만큼이나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팬들의 기대를 고려해야 했다. 백구영은 "결국 대중과 팬들이 좋아할 것 같은 안무를 만들게 된다.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작품이 정말 내가 추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늘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디파'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백구영은 "이번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욕을 먹더라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스타일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백구영은 오랜 시간 춤을 이어온 비결에 거창한 이유를 내세우지 않았다. 그는 "김연아 선수의 명언처럼 그냥 하는 거다. 무슨 생각을 하겠나. 그저 꾸준히 하는 게 답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자신의 색깔을 담은 무대까지 선보인 그는 24년 차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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