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백구영이 엠넷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제공=Mnet
댄서 백구영이 엠넷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제공=Mnet
댄서 백구영(40)이 후배 안무가들과 경쟁하며 느낀 감정을 고백했다. 오랜 경력으로 쌓아온 자신의 기준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24년간 춤을 이어온 원동력으로 꾸준함을 꼽으며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명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종영한 Mnet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이하 '스디파')는 국내외 안무가들이 퍼포먼스의 기획부터 연출까지 직접 맡아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백구영은 매 미션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24년 차 댄서인 그는 자신보다 17세 어린 2003년생 조나인을 비롯해 정민준 등 젊은 안무가들과 경쟁하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스디파' 우승자 백구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백구영은 "크리에이터는 후배들에게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퍼포먼스 기술보다는 내 생각을 내려놓는 법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안무가로 활동해 온 만큼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볼 때도 자신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했다. 백구영은 "직업병처럼 다른 사람의 퍼포먼스를 보면 분석부터 한다.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경연에서는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완성된 무대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정민준과 조나인의 작품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백구영은 "처음에는 '이건 좀 별로이지 않나' 싶다가도 '이런 내가 지금 늙크크(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기성세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관점에서는 맞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는 충분히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걸 터득했다"고 덧붙였다.
댄서 백구영이 엠넷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제공=Mnet
댄서 백구영이 엠넷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제공=Mnet
'스디파'는 백구영에게 오랫동안 안무가로 활동하며 품어온 창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는 "컴페티션 신에서 활동하는 친구들과 달리 나는 K팝 업계에서 일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티스트의 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목적이 있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작품과 사람들이 원하는 작품 사이에서 늘 고민했다"고 밝혔다.

K팝 안무를 제작할 때는 자신의 취향만큼이나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팬들의 기대를 고려해야 했다. 백구영은 "결국 대중과 팬들이 좋아할 것 같은 안무를 만들게 된다.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작품이 정말 내가 추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늘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디파'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백구영은 "이번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욕을 먹더라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스타일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백구영은 오랜 시간 춤을 이어온 비결에 거창한 이유를 내세우지 않았다. 그는 "김연아 선수의 명언처럼 그냥 하는 거다. 무슨 생각을 하겠나. 그저 꾸준히 하는 게 답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자신의 색깔을 담은 무대까지 선보인 그는 24년 차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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