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 1,100여 개 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의 콘서트 실황 영화를 비롯해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ARIRANG)' 월드투어 라이브 뷰잉 2회, 그리고 인터랙티브 참여형 프로그램인 '하이브 응원 파티(HYBE Cheering Party)'로 구성됐다.
지난 25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마주한 현장은 다양한 상영 포맷이 어떻게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동시에 전통적인 실황 상영과 실험적인 인터랙티브 프로그램 간의 극명한 온도 차는 콘서트 문화를 극장이라는 공간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과제들도 함께 시사했다.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이미 진행된 공연이었음에도 국내외 아미(ARMY)들은 각자의 공식 응원봉을 손에 쥐고 상영관으로 집결했다. 깜짝 셋리스트나 주요 하이라이트를 이미 알고 있는 관객이 대다수였지만, 현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상영 내내 관객들은 마치 멤버들이 눈앞 무대에 서 있는 것처럼 함성을 지르고 무대에 반응했다. 응원봉 연출, 팬 응원법, 일체화된 리액션이 공연의 핵심 요소인 K-팝 문화에서, 이번 실황 상영은 물리적인 투어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익숙한 팬덤 문화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최적의 대안 공간을 제공했다.
반면 '하이브 응원 파티'는 관객의 물리적 참여 자체를 콘텐츠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색다른 실험을 시도했다.
이는 전통적인 콘서트 영화라기보다는 음악에 맞춰 시각적 신호를 따라가는 닌텐도 위(Wii) 시절의 체감형 리듬 게임이나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을 연상시켰다. 기존에 온라인으로 소비하던 익숙한 뮤직비디오에 인터랙티브 가이드를 덧입혀 집단적 놀이 문화로 재가공하려 한 시도라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가장 차별화된 지점이었다.
그러나 상영관 내부의 분위기는 방탄소년단 실황 상영에 비해 다소 차분했다. 응원봉을 지참한 관객들이 있었음에도 객석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집단적인 몰입감을 형성하기에는 에너지가 분산됐다.
이러한 대비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전통적인 콘서트 상영이 무대를 보며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리액션에 기반한다면, '응원 파티'는 관객이 화면의 지시를 따라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하는 능동적 참여를 요구한다. 극장이라는 폐쇄된 환경에서는 관객 개인의 성향이나 주변 관객들의 호응 분위기에 따라 몰입도가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응원 파티'의 인터랙티브 콘셉트는 극장을 넘어선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뮤직비디오, 타이밍에 맞춘 응원 지시, 응원봉 인터랙션의 결합은 콘솔이나 아케이드형 리듬 게임 등 상호작용 자체가 본질인 플랫폼으로 확장되었을 때 훨씬 더 자연스러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게임 기반 포맷이라면 기간 한정 상영의 제약을 넘어 팬들이 개인 또는 그룹 단위로 상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번 시도는 극장 적합성 여부를 떠나, 인터랙티브 K-팝 콘텐츠가 향후 어떤 플랫폼에서 최적의 효용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화두를 던졌다.
상영관 밖에서도 K-팝 콘서트장의 고유한 분위기를 재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로비에 마련된 테마 부스와 팬 활동 구역은 상영 전후 관객들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이번 행사는 하이브의 극장 프로젝트가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지난 2024년 중남미 11개국에서 처음 시도돼 약 2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이 프로젝트는 올해 60여 개국 1,100여 개 극장 규모로 대폭 확대됐다. 여러 소속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 페스티벌로 묶어낸 기획은 투어 일정, 공연장 대관 한계, 이동 비용 등으로 오프라인 콘서트 접근이 제한적인 글로벌 시장에서 극장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연 IP의 도달 범위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서울 현장에서 확인된 서로 다른 관객 반응은 모든 포맷이 극장 환경에 동일한 수준으로 이식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방탄소년단 상영은 검증된 투어 포맷과 팬덤의 관람 관습에 힘입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반면, '응원 파티'는 화면 지시형 인터랙티브라는 낯선 문법에 관객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동화될 수 있는가라는 숙제를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자연스러운 팬덤의 결속은 스크린 밖 로비에 마련된 오프라인 팬존에서 가장 뜨겁게 피어났다.
'하이브 시네 페스트 2026'은 영화관이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K-팝 콘서트 문화의 일상적인 연장선이자 팬덤이 연대하는 오프라인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향후 과제는 단순히 극장을 콘서트장처럼 꾸미는 차원을 넘어, 극장이라는 공간의 집단성이 극대화되는 콘텐츠와 여타 인터랙티브 플랫폼으로 분화해야 할 콘텐츠를 정교하게 선별해 내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Guzman Gonzalez Hannah 텐아시아 기자 hannahglez@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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