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결국 차기작 편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결국 차기작 편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결국 차기작 편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후속 시즌에서 하차한 데 이어, 이미 촬영을 마친 SBS '승산 있습니다'마저 내년 상반기 편성이 연기됐다. 함께 출연한 이제훈을 비롯해 수개월간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과 제작진도 방송 일정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19일 방송가에 따르면 SBS는 당초 2027년 2월 방송을 목표로 준비했던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를 내년 상반기 편성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SBS 측은 "드라마 편성이 조정된 게 맞다"며 "수많은 스태프와 출연진이 함께 제작한 작품인 만큼, 다각도로 방안을 고심 중이나 구체적인 편성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승산 있습니다'는 전직 변호사이자 현직 사무장인 권백이 법률사무소를 이끌며 승산 없는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법조 탐정물이다. 이제훈과 하영이 주연을 맡았으며, 일본 TV아사히 드라마 '리갈 V ~전 변호사 타카나시 쇼코~'를 원작으로 한다.

'시그널', '모범택시' 시리즈로 입지를 다진 이제훈과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로 주목받은 하영의 만남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하영의 가족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논란은 지난 8월 하영의 증조부인 근대 의사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앞서 하영은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한양 최초의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을 진료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 등이 알려지면서 친일 행적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하영의 소속사는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관련 기록을 확인한 뒤 입장을 바꾸고 사과했다. 하영 역시 자필 사과문을 통해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에 대해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논란 이후 하영은 출연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시즌2에서 자진 하차했다. 시즌3 출연 역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산 있습니다' 제작진도 지난 8월 "출연 배우와 관련된 최근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제작사 및 관계자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승산 있습니다'가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이라는 점이다. 출연 배우 한 명을 둘러싼 논란으로 방송을 미룰 경우 다른 배우들과 제작진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논란을 외면한 채 예정대로 방송을 강행하기에도 부담이 따르는 상황이다.

특히 '승산 있습니다'는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초 예정대로 내년 2월 방송됐다면 3·1절을 전후한 시기에 시청자들과 만나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된 배우가 일본 원작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점에서 방송 시기 역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SBS가 이 같은 이유로 편성을 조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승산 있습니다'의 하반기 편성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편성이 완전히 무산된 것도 아니다. SBS는 작품에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고를 고려해 향후 방송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영의 가족사에서 시작된 논란이 이제는 이미 완성된 작품의 공개 여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우 개인을 향한 비판과 별개로, 함께 작품을 만든 이들에게까지 부담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SBS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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