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떨릴 수 있게'의 주인공인 배우 남지현(왼쪽)과 김재영. / 사진=텐아시아DB
'내가 떨릴 수 있게'의 주인공인 배우 남지현(왼쪽)과 김재영. / 사진=텐아시아DB
성인용품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앞세웠던 드라마 '내가 떨릴 수 있게'(이하 '내떨수')가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캐릭터 간의 상반되는 성격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등을 제외하곤 그 이상의 볼거리를 찾기 어려워 차별성에 아쉬움이 남는다.
'19금' 성인용품 소품까지 내세우더니 결국 아는 맛…'내떨수' 평범한 전개에 반전은 [TEN스타필드]
지난 15일 '내떨수' 1~4회가 공개됐다. 작품은 종갓집 장녀이자 마케터인 공연수(남지현 분)가 성인용품 회사 대표 독고달(김재영 분)과 얽히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과 만남 과정, 그리고 신경전과 예상 밖의 두근거림까지 한 번에 다뤄졌다. 전날 김재영이 제작발표회 당시 작품의 매력 포인트로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짚은 부분과 일치한다.

작품은 시작부터 공연수와 독고달의 반대되는 성격과 가치관을 선명하게 그려 흥미를 자극했다. 공연수는 현대사회 속 종갓집 장녀로서, 사랑과 결혼에 이른바 '유교걸' 면모를 보였다. 반면 성인용품 회사 대표 독고달은 감정적 소모 없이 사업과 본능을 위해서만 관계를 가졌다.
'내가 떨릴 수 있게' 스틸. 이 드라마는 종갓집 장녀와 성인용품 회사 대표의 로맨스를 그린다. / 사진제공=티빙
'내가 떨릴 수 있게' 스틸. 이 드라마는 종갓집 장녀와 성인용품 회사 대표의 로맨스를 그린다. / 사진제공=티빙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속도감 있게 흘러가 집중도를 높였다. 두 사람이 우연히 맞선 상대로 만나고, 독고달은 처음 보는 스타일의 공연수를 마음에 두게 된다. 이후 공연수가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변화를 꾀하기 위해 독고달의 회사에 취직한다. 여기에 일련의 사건들 사이 각자의 사연 녹여 관계 변화의 발판까지 빠르게 마련했다.

몰입에 두 배우의 안정적인 연기력도 한몫했다. 공연수는 사랑 앞에 서툴고 변화의 갈림길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남지현의 오랜 로코 경력이 보여지면서 몰입을 도왔다. 김재영은 독고달의 냉담한 캐릭터를 특유의 차가운 이미지로 소화했다. 8년 전 사극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이력이 있는 두 사람이기에 주고받는 대사에 여유도 느껴졌다.

공개 전부터 주목받았던 성인용품들은 적나라하고 상세히 묘사되기보다 상황이 발생하는 순간마다 아이템으로 작용하면서 유쾌하게 녹여졌다.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톤다운시켰다"는 김 감독의 말과 일치했다.
'내가 떨릴 수 있게'는 성인용품을 소재로 활용했다. / 사진제공=티빙
'내가 떨릴 수 있게'는 성인용품을 소재로 활용했다. / 사진제공=티빙
하지만 15세 관람가에 맞춰 톤을 너무 정제한 것일까. '성인용품'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달리 전개는 내내 평범한 맛을 보여줬다. 제작발표회 당시 감독과 배우들이 "소재는 파격적이지만 평범한 로코"라고 설명해 "심심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됐다.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남녀가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 공식은 불과 4회 만에 드러났다. 이런 흐름이 중점적으로 흘러가면서 인물들의 감정선도 예측을 빗나가지 않았고, 따라서 앞으로의 전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19금 소품들을 제외하면, 흥미를 찾을 만한 요소가 극에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작품은 총 10부작이다. 남은 6회 동안 상반된 가치관의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만 그려진다면, 성인용품이라는 설정은 시선을 끄는 장치 그 이상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 5회는 오는 22일 공개된다. 파격적인 소재로 출발한 '내떨수'가 앞으로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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