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가파른 흥행세와 동시에 예상치 못한 잡음도 터져 나왔다. 최근 한 현직 정형외과 의사가 '닥터X'가 회진을 불필요한 잡무처럼 묘사하고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했다며, 의료 현실 왜곡과 의료인 폄훼를 이유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서다. 앞서 서혜부 탈장 환자의 응급수술 판단, 300J 제세동 처치 등 디테일한 의료 고증 오류를 두고 의학 자문을 맡았던 남궁인 교수가 "자문과 제작진이 싸우다 자문이 패배한 것"이라고 밝히며 불거진 논란이 공적 규제 요구로까지 번진 셈이다. 이에 대해 SBS 측은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방송 전 제작진은 "극적 전개를 위해 실제 의료 현장과 다르게 각색된 장면이 포함돼 있다"는 자막을 통해 드라마로서의 표현의 자유를 명시했다. SBS의 무대응 역시 제재 실효성이 없는 드라마적 허용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여론 역시 작품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크다. 네티즌들은 "그냥 드라마일 뿐인데 유난이다", "그럼 비리 경찰, 검찰 얘기는?", "드라마·영화가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창작물인데 그냥 보면 안 되나", "다큐로 받아들이는 게 더 이상하다"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학적 고증에 대한 아쉬움은 짚고 넘어갈 수 있으나, 극 중 직역 묘사까지 검열하며 무리한 규제 잣대를 들이대는 건 과열이자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 픽션의 영역을 외면한 과도한 논란몰이가 자칫 호연을 펼치는 배우와 잘나가는 작품의 발목을 잡는 독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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