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의 주연 배우 김현주를 만났다.
1977년생인 김현주는 올해 만 49세로, 내년이면 50세를 맞이한다. 1996년 데뷔 이후 30년간 꾸준히 활동하며 대중의 신뢰를 받아왔다. 김현주는 "전 요즘 숫자가 싫다"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롱런했다는 것에 대해선 "뿌듯하다"고 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그는 치열한 고민과 자책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김현주는 "시간은 어쨌든 흘려보내야만 하는 것 같다"며 "고민하는 것, 사색하는 것, 망상과 공상이 다 다르더라. 겉으로는 똑같이 생각하는 것 같아도 다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돌아보면 그 시절의 저는 깊은 사색보다는 고민을 많이 했고, 그 고민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괴롭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왜 그렇게까지 자책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결코 만족하지 못했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그 자체에 대한 감사함이나 즐거움을 미처 온전히 느끼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건 젊은 시절에는 결코 빨리 깨우치기 쉽지 않은 문제였던 것 같다. 결국 시간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찾을 수 있는 답이었다"고 덧붙였다.
자책과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현주는 몸을 움직이는 일을 했다. 그는 "생각을 멈추기 위해 머리 대신 몸을 쓰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며 "악기를 다루거나 도예를 하는 등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했다. 생각을 멈추고 몸을 움직이는 일을 더 많이 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비워내는 훈련도 일상이 됐다. 여행과 캠핑은 그의 환기구다. 김현주는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통해 무조건 비워내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 보니 캠핑이라는 취미도 자연스레 생겼다"며 "캠핑이 내 삶을 건강하게 환기시켜 준다. 자연 속에서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있으면 무뎌졌던 오감도 깨어나고 복잡했던 생각도 비워진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도 중간중간 어디론가 떠난다. 그저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다 돌아오곤 한다"고 덧붙였다.
동안이라는 칭찬에는 "저 동안이냐. 그럼 잘한 거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미모 유지 비결에 대해서는 "레이저 같은 가벼운 시술들은 할 수밖에 없지만 손을 안 대는 게 답인 것 같다. 과하게 손을 대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 허점들이 보이게 된다. 내 얼굴 자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저는 철이 안 들었다. 그걸 계속 가져가고 싶다"고 전했다.
영화 '실낙원'은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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