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의 주연 배우 김현주를 만났다.
어느덧 네 편의 작품을 연달아 함께하며 '연상호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한 김현주는 연 감독의 가장 큰 매력으로 '지적인 유머와 신뢰'를 꼽았다. 그는 "감독님이 유머러스하다. 작품 색은 무겁지만 현장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감독님이 만약 가벼운 농담만 던졌다면 지겨웠을 텐데, 워낙 똑똑한 분이다 보니, 이를 바탕으로 나오는 유머라 늘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지는데, 그걸 겉으로 생색내며 드러내지 않는 점이 참 멋있다"고 치켜세웠다.
'실낙원'을 통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김현주는 "혼자 갔다면 부담스러웠을 텐데 경험이 많은 감독님과 함께여서 마음이 놓였다"며 웃었다. 이어 "한국적 정서의 작품이라 외국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혹여 감정 과잉으로 느껴지진 않을지 염려했다. 그런데 오히려 '감정을 절제한 밀도 높은 연기'라는 평이 다수여서 놀랍고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현지에서 실감한 연상호 감독의 글로벌 인기와 황당한 에피소드도 공개해 폭소를 자아냈다. 김현주는 "호텔 앞에서도 팬들이 기다리다가 '연쌍호우~' 하고 외치더라. 현장에서 마냥 재밌는 분인 줄 알았는데 해외 명성이 정말 높다는 걸 체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번은 감독님이 팬에게 사인을 해줬는데, 그 팬이 감독님에게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오셨어요?)'이라고 묻더라. 누군지도 모르고 일단 사인을 받은 거였다"고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연 감독과 평생 파트너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영원한 건 없다"고 웃어넘기면서도 연 감독을 향한 단단한 신뢰를 고백했다. 김현주는 "연 감독님과 계속 작업해 온 이유는 다른 사람들보다 내 안의 또 다른 이면을 봐주시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판을 마련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매력적인 캐릭터를 줘도 현장 작업 자체가 즐겁지 않다면 고민했을 텐데, 연 감독과의 현장은 즐겁다"고 전했다. 또한 "저는 안정형이라 도전을 좋아하진 않는 편인데, 연 감독님은 배우로서 도전에 대해 일깨워주고 당겨주신다. 앞으로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를 제안해 주신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낙원'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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