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빠진 '놀뭐' 스핀오프가 김지원 주연의 '닥터X'와 경쟁한다./사진=텐아시아DB
유재석이 빠진 '놀뭐' 스핀오프가 김지원 주연의 '닥터X'와 경쟁한다./사진=텐아시아DB
MBC가 금토극 대격돌을 피해 '3주짜리 예능'이라는 변칙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지원 주연의 SBS 대작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 출격에 맞춰 신작 드라마 '라이어'의 첫 방송을 10월 30일로 미루고, '놀면 뭐하니?'의 스핀오프 예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40분이나 앞선 파격 편성으로 리모컨을 먼저 쥐겠다는 계산이지만, 유재석의 부재 속에 던진 단기 승부수가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유재석도 빠졌는데…'시청률 여왕' 찍은 김지원 막을 묘수인가 무리수인가 [TEN스타필드]
MBC는 오는 9일부터 3주간 금요일 오후 9시 10분에 새 스핀오프 예능 '뭔데뭔데! 이게 무슨 난리고'(이하 '뭔데뭔데!')를 방송한다. 하하, 허경환, 주우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나는 '타의적 여행' 콘셉트의 3부작 로드 버라이어티다. 아시안게임 중계 여파와 후속 드라마 일정 조율이 맞물린 틈새 편성이다. SBS 금토극 '닥터X'(오후 9시 50분)보다 40분 일찍 시작해 안방극장 시청자를 선점하고, 익숙한 예능적 재미로 금요일 밤 시청 습관을 먼저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긍정적으로 볼 지점은 명확하다. 3부작이라는 초단기 구성은 캐릭터 빌드업이나 지루한 전개 없이 첫 회부터 곧바로 본론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동력을 제공한다. 이미 오랜 호흡으로 검증된 하하, 허경환, 주우재 조합은 별도의 상황 설명 없이도 즉각적인 웃음을 뽑아낼 수 있는 카드다.
'뭔데뭔데' 포스터가 공개됐다./사진제공=MBC
'뭔데뭔데' 포스터가 공개됐다./사진제공=MBC
특히 출연진의 자유의지를 박탈한 '타의적 여행' 포맷은 세 사람의 날것 그대로의 본능을 끌어내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첫 행선지인 경북 영주에서부터 베일에 싸인 '여행 설계자'의 큰 그림을 추리하고, 멤버 중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뜻밖의 게스트가 난입하는 등 촘촘한 미스터리 장치를 얹어 예능적 서스펜스를 살렸다. 유재석이라는 절대적 조율자가 빠지면서 하하는 진행자가 아닌 판을 키우는 맏형으로, 주우재는 관찰자에서 주도적 플레이어로, 허경환은 특유의 상황형 리액션으로 새로운 관계성을 구축할 수 있다. 본편의 고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낯선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면, 단순 결방 대체용을 넘어 독립된 스핀오프 IP로서의 실험적 가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유재석의 부재다. '놀면 뭐하니?'의 대중적 파급력과 시청률 지지 기반은 유재석에서 나온다. 세 사람의 티키타카가 안정적이라 해도, 금요일 프라임타임을 견인하기에는 다소 약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명절 연휴 등에 시도됐던 단발성 스핀오프들이 화제성 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전례도 부담이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하하의 익숙한 리액션과 주우재의 뻔한 투덜거림만 반복된다면 "늘 보던 포맷의 복사본"이라는 혹평을 피하기 어렵다.
주우재, 하하, 허경환이 타의적 여행 콘셉트를 떠난다./사진제공=MBC
주우재, 하하, 허경환이 타의적 여행 콘셉트를 떠난다./사진제공=MBC
상대 진영의 화력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하다. 상반기 '김부장'으로 흥행 축포를 쏜 SBS가 내놓는 '닥터X'는 '눈물의 여왕'으로 최고 시청률 24.9%를 쓴 김지원의 2년 만의 복귀작이다. 일본 메가 히트 원작에 이정은, 손현주 등 묵직한 연기파 라인업을 얹어 방영 전부터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통상 초반 1~2회가 판도를 가르는 금토극 전쟁터에서, 3주짜리 단기 예능으로 이 같은 거대 웰메이드 드라마의 1회 진입 장벽을 막아내기란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어' 첫 방송 전까지 3주간의 시간 벌기가 자칫 SBS에 초반 승기를 내어주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유재석 없는 3인방이 예측 불가한 날것의 케미와 깜짝 손님의 등장으로 금요일 밤 시청 습관을 비트는 반전의 묘수를 보여줄지, 아니면 '김지원 원톱' 대작의 독주를 허용하는 뼈아픈 실책으로 남을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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