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살인자ㅇ난감' 등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이 또 한 번 장르물을 선보였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이하 '지금 불륜')는 불륜으로 시작해 예측할 수 없는 사건으로 뻗어나가는 블랙코미디다. 이 감독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금 불륜'은 행복한 가정을 내세운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혜수, 조여정, 김지훈, 김재철 등이 출연한다.
이 감독은 처음 작품을 접했을 당시 코엔 형제의 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를 레퍼런스로 떠올렸다. 하나의 사건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가지만 결국 한곳으로 모이는 구조에 매력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불륜이 문제가 아니다'라는 걸 작품의 코어로 잡았어요. 8부까지 봤을 때 '결국 이 이야기였구나'라는 하나만 남기려고 했다죠. 어느 한 부부의 이야기에 치우치지 않게 밸런스를 맞추고자 했습니다."
작품의 성과도 좋다. 지난 12일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지금 불륜'은 역대 쿠팡플레이 시리즈 누적 시청량 1위를 달성했다. 이 감독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면서도 "7, 8부까지 공개되면 반응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장르물이기 때문에 결말까지 다 봐야 작품의 재미를 완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수 배우는 정말 뜨거운 분이에요. 항상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시고 연기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시죠. 특히 이번에는 인플루언서 역할인 만큼 패션에 약한 저를 대신해 직접 본인의 옷을 가져오기도 하고 여러 차례 피팅도 하셨어요. 그만큼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셨죠."
이번 작품은 김혜수와 조여정이 드라마 '장희빈' 이후 23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정작 이 감독은 두 사람의 재회라는 사실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과거의 인연보다는 두 배우의 조합에서 어떤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더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재회는 캐스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 감독은 조여정에 대해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 팬심으로 대본을 드렸다"며 "조여정 배우 역시 캐릭터와 관계없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 하셨다"고 말했다. 특히 김혜수의 출연 소식을 접한 조여정이 "바로 하겠다"고 답하면서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좋은 합을 끌어내기 위해 이 감독이 중요하게 여긴 건 충분한 리허설이었다. 촬영 전 카메라 없이 하나의 큰 연극을 올리듯 배우들과 동선과 호흡을 맞춘 뒤, 실제 촬영에서는 오히려 배우들의 제약을 최대한 풀어줬다고. 그는 "배우들에게 자유를 많이 주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계산하지 않았던 말이나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8부에 보성(김재철 분)이 울부짖는 장면이 나와요. 대본이나 콘티에도 없던 장면이죠. 나중에 김재철 배우에게 물어보니 몰입하다 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나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또 조여정 배우가 연기하다가 크게 넘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도 그대로 살렸어요. 고고하던 인물이 후반부로 갈수록 무너지는 모습과 잘 맞겠다고 생각했죠."
특히 7부에서는 극 중 약 40분간 벌어지는 사건을 실제 시간의 흐름에 맞춰 따라가는 '리얼타임' 연출을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그는 "연출자로서도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시청자들도 그 지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불륜'은 얼핏 제목만 보면 단순한 치정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감독은 이런 뻔한 예상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보여주며 장르적 재미를 담으려 애썼다.
"제목만 보고 '치정극이야?' 하고 안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절대 그런 작품은 아니에요. 의외성이 있고 재미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늘 보던 것 말고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보시고 나면 '한국 드라마에도 이런 작품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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