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 사진=텐아시아 DB
강남 / 사진=텐아시아 DB
가수 겸 방송인 강남이 기획한 J팝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한일 문화 교류를 내걸고 출발한 프로젝트지만, 일본을 향한 국내 여론이 민감해진 가운데 나온 발표가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따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시기적으로 발표 시기를 조정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강남이 추진 중인 'J-POP REMAKE' 프로젝트 측은 지난 11일 공식 SNS를 통해 악뮤 이수현의 합류를 알렸다. 태연, 한로로에 이어 세 번째 주자다. 이수현은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리메이크하며 음원은 오는 18일 공개된다.

강남은 지난 6월 'J-POP REMAK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본의 히트곡과 숨은 명곡을 국내 아티스트가 한국어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기획이다. 강남은 프로젝트 출범 당시 "좋은 J-POP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의 명곡도 일본에 소개하고 싶다"며 "음악을 통해 양국을 잇는 문화사절단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출신인 강남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내세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행보다. 문제는 시기다. 최근 배우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불거지며 친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역사학자까지 나서 친일파 규정에는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유통업계 등에서는 8.15을 앞두고 일본 관련 상품을 내놓거나 광고하는 게 암묵적 금기사항이다. 과거에도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으로 문제가 됐던 사례들이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연예계에서도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광복절 전후의 일본 활동은 홍보 조차 신중하다. 대중적 정서에 반하지 않으려는 노력들이다. 올해는 배우 하영의 친일 가족 이력 논란으로 민감도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음악을 한국에 소개하는 프로젝트의 다음 주자를 발표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도 나왔다. J팝을 리메이크하는 행위 자체를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어떤 음악을 선택하고 재해석할지는 창작자와 기획자의 자유다. 다만 대중을 상대로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라면 대중이 무엇에 호응하고 무엇에 거부감을 느끼는지 살피는 것 역시 필요하다.
악뮤 이수현 / 사진 제공=SHgold네트웍스
악뮤 이수현 / 사진 제공=SHgold네트웍스
강남이 '문화사절단'을 자처했다는 점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현재까지 프로젝트의 방향은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강남은 J팝을 한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의 명곡도 일본에 알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공개된 'J-POP REMAKE'의 결과물은 일본 음악을 한국 아티스트가 재해석하는 방식이다. 출범 당시부터 프로젝트 자체도 일본의 히트곡을 한국 아티스트가 리메이크하는 기획으로 소개됐다.

물론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향후 반대 방향의 작업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 다만 '한일 음악 교류'를 전면에 내건 만큼 한국 음악을 일본에 소개하는 결과물까지 이어져야 강남이 내세운 '양국을 잇는 문화사절단'이라는 말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애꿎은 가창자들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프로젝트의 방향과 공개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기획자의 영역이지만 실제 음원 전면에는 태연, 한로로, 이수현 등 가창자의 이름이 걸린다. 일본 관련 여론이 예민해진 상황에서도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는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중문화 기획자가 반드시 대중의 정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중의 정서를 따르지 않는 것과 이를 읽지 못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특히 역사적 배경에 따라 여론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한일 문화 영역에서는 무엇을 선보일지뿐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선보일지도 기획의 일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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