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가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했다.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유니버셜 픽쳐스
할리우드 영화가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했다. /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유니버셜 픽쳐스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꼽혔던 '호프'(감독 나홍진)가 누적 440만 관객을 모았지만, 박스오피스 4위권으로 밀려났다. 흥행 속도가 둔화한 사이 할리우드 대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감독 데스틴 크리튼)와 '오디세이'(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여름 극장가의 중심이 할리우드 대작으로 넘어간 가운데 색깔이 뚜렷한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주춤한 한국 영화의 흥행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440만 '호프' 밀리자 뒤이을 한국 영화가 없다…할리우드에 내준 여름 극장가 [TEN스타필드]
극장가의 주도권을 할리우드에 내준 배경에는 '호프'의 흥행세가 둔화하는 시점에 이를 이어받을 한국 영화가 곧바로 없었다는 점이 있다. 할리우드 대작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려는 배급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제작 편수 자체의 감소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8월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12편이다. 지난해 8월에 21편이 개봉한 것과 비교하면 9편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극장가와 비교하면 더욱 대비된다. 상반기에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살목지'(감독 이상민), '군체'(감독 연상호) 등 규모와 장르가 다른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흥행을 이어왔다. 한국 영화 관객도 전년보다 74.9% 늘면서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극장가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여름 들어서는 '호프'의 뒤를 이어줄 작품이 충분하지 않았다.

관객이 영화관을 찾는 기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MAX·4D·ScreenX·돌비시네마 등 특별관을 찾은 관객은 28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94만명) 증가했다. 매출액은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165억원) 늘었다.

이는 극장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관람 경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인기 IP이자 볼거리가 가득한 '스파이더맨', 놀란 감독의 신작이자 영화 전체를 IMAX 필름으로 촬영한 '오디세이'는 두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를 분명히 보여줬다.
'오케이 마담2'와 '경주기행'이 8월 개봉한다. / 사진제공=CJ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오케이 마담2'와 '경주기행'이 8월 개봉한다. / 사진제공=CJ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할리우드 대작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뒤이어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은 규모 대신 각자의 장르적 색깔을 앞세운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오케이 마담2'(감독 이철하)는 엄정화 주연의 코믹 액션 영화로 여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다. 전편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122만 관객을 동원한 가운데 6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 관객을 다시 끌어모을지도 관심사다.

오는 26일에는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등이 출연하는 영화 '경주기행'(감독 김미조)이 개봉한다. 가족여행이라는 익숙한 소재에 범죄·복수극을 결합해 서늘하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내세운 작품이다. 두 작품은 '스파이더맨'이나 '오디세이'와 같은 초대형 블록버스터와 달리 코믹 액션과 복수극이라는 뚜렷한 장르 색으로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두 작품이 할리우드 대작이 장악한 여름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흥행 흐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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