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노가 피철인으로서 앨범을 내는 것 자체는 납득할 수 있지만, 피철인이 첫 솔로 앨범의 주인공이 되는 건 별개의 문제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 봤을 때 이번 앨범은 12년 차 아티스트 디노보다 가상의 캐릭터 피철인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모양새다. 팬들이 기대했던 첫 솔로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디노는 춤과 노래, 퍼포먼스 능력을 두루 갖춘 멤버로 평가받는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작사·작곡에도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쌓아왔다. 팬들 사이에서는 디노만의 색깔을 담은 솔로 앨범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세븐틴은 13명으로 이뤄진 다인조 그룹이다. 그룹 컴백과 월드투어, 유닛 활동, 개인 활동까지 고려하면 멤버 개개인에게 솔로 앨범 기회가 자주 주어지기는 어렵다. 입대 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디노의 다음 솔로가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팬들 사이에서 "첫 솔로인 만큼 디노라는 가수를 보여줄 앨범을 기대했다", "콘셉트 자체는 재밌지만 지금이 할 시점인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부캐를 활용한 활동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연예계에서는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고, 크리에이터 랄랄의 '이명화'처럼 화제성을 확보한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K팝 산업은 팬덤의 기대와 선호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앨범과 공연, 굿즈 소비의 중심에는 팬들이 있다. 특히 첫 솔로 앨범은 아티스트의 개성과 역량을 보여줄 기회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팬들이 기대한 방향과 다른 선택이 나왔을 때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부캐를 내세운 시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왜 첫 솔로가 디노가 아닌 피철인의 이름으로 시작돼야 했는지는 이번 활동을 통해 설명해야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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