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교환 / 사진=쇼박스
배우 구교환 / 사진=쇼박스
다소 높은 톤의 목소리, 왜소한 체격의 배우. 실제로 마주한 구교환은 누구보다 크고 단단한 에너지를 가진 배우였다. 작품과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부터 창작물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철학까지. 영화 ;군체'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구교환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군체'(감독 연상호)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다. 구교환은 극 중 감염사태를 일으킨 생물학 박사 서영철로 분했다.

'군체'는 28일 기준 누적 관객수 237만명을 기록, 개봉 이후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로 흥행 중이다. 구교환은 "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싶다"며 "관객분들이 극장에 찾아와 주신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고 힘이 난다. 관객분들도 영화를 통해 힘을 많이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구교환은 "영화의 최종 완성은 극장에 걸리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계속 완성되고 있는 시점 같다"며 "IPTV나 OTT에 공개된 이후에도 '군체'는 계속 업데이트될 작품이다. 관객분들의 감상을 보면서 '이렇게도 들여다봐 주시는구나' 하고 느낀다. 지금도 여러 버전의 '군체'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배우 구교환 / 사진=쇼박스
배우 구교환 / 사진=쇼박스
구교환은 전지현과의 케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촬영 현장에서 늘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의 모습에 관객들 사이에서는 "구교환이 전지현의 애착인형 같다"는 반응까지 나왔을 정도.이에 대해 구교환은 "모여 있을 때 서로 경쟁하듯 유머를 던지는 느낌이 있다"며 웃은 뒤 "재미있는 현장 생활을 할 수 있겠구나 싶었고, 우리 둘이 모두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교환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예상했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똑같은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제가 20년 동안 (전지현을) 상상했을 것 아닌가. 전지현 선배는 제가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지현과의 차기 작업 가능성에 대해 "욕심이 아니라 확신"이라고 표현했다. 구교환은 "실제로 전지현 선배가 나오는 시나리오도 있고, 연상호 감독님이 나오는 시나리오도 따로 있다"며 "시나리오는 완벽하게 쓰기 전까지 보여드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웃어 보였다. "아직 전지현 선배와 상의된 내용은 아니고 저만의 꿈과 희망이다. 기사를 잘 써주셔야 한다. 잘못 나가면 굉장히 곤란해진다"며 너스레 떨었다.
배우 구교환 / 사진=쇼박스
배우 구교환 / 사진=쇼박스
마지막으로 구교환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교환은 "대사 한 글자도 놓치기 싫었다"며 "배우로서도 발전하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발성으로, 밉지만 더 하이톤으로 가려고 했고 대사를 더 씹어 치듯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교환은 "제가 기존에 운영해왔던 발성법도 하나하나 바꿔가면서 작가님의 소중한 단어들을 잘 전달해드리자는 생각이었다"며 "어미나 단어가 조금이라도 놓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있으면 감독님께 다시 부탁드리기도 했다. 오케이가 났는데도 한 글자가 전달되지 않은 것 같으면 다시 간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학 작품을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저 역시 다른 방식으로 연기할 수 있게 성장하게 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극 중 고윤정의 옷 안으로 파고들어 안기는 '가디건 포옹신'이 호불호가 갈려 화제를 모은 데 대해서는 "화제인 게 정말 많다"며 웃었다. 이어 "원작의 장면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요즘엔 '군체'의 서영철을 패고 싶다는 반응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구교환은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은 온전히 관객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디건 신이나 황동만의 모든 장면들 역시 제 해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저는 그 장면을 시청자와 관객분들께 선물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감상이 모두 맞다고 본다"고 했다.

작품의 흥행 성적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구교환은 "모든 콘텐츠가 살아 있는 생명 같다"며 "지금 스코어를 말하는 것 자체도 어떻게 보면 아쉽다는 기준치가 있는 것 아니냐"며 "모든 콘텐츠는 계속 남아 있다. 지금의 결과물도 누군가는 오늘 처음 보고 있고, 제 10년 전 연출작을 지금 신작처럼 봐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창작물은 숫자로만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계속 살아 숨 쉬고, 계속 걸어갈 뿐"이라고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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