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종영을 맞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프레인TPC 사옥에서 오정세를 만났다. 이 작품은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정세는 영화사 대표 고혜진(강말금 분)의 남편이자 영화 감독인 박경세 역을 맡았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모자무싸'는 방송 전부터 주목 받았다. 대본을 받고 무척 신이 났다는 오정세는 대사 한 구절 한 구절의 정서를 시청자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연결자'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대본 한 글자도 훼손하지 않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지만, 촬영을 거듭하며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긴 대사가 많은데, 이 대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의 자유로움과 정서를 채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대사를 자음 하나, 모음 하나 다르게 하면 안 된다는 거에 갇혀서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대본의 98%는 철저히 지키되 나머지 2%는 현장감으로 채우는 방식을 택했다.
"박경세는 답답하고 밉상이고 지질하지만, 결국은 주변 캐릭터의 도움과 자극으로 스스로 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이건 제 노력보다 작가님이 살려 주신 것 같아요,"
그는 "정신적 바람이었으면 아내 앞에서 둘이 콩닥콩닥 하지 않았을 거다"라며 "박경세는 박 작가의 칭찬에 신이 났던 거고, 시사회 날에도 눈치 없이 이야기하다가 뒤늦게 아내를 보고 '아차' 한 거다. 몰래 만나거나 정서적인 교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결국 홀로서기를 택하고 아내에게 고개를 숙인 경세에 대해 오정세는 "혜진이를 통해 철없던 경세가 많이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경세는 1등만 하려고 애를 쓰다 주변에 많은 것들을 놓친 인물이죠. 마지막에 아내에게 '3등만 할게'라고 고백한 것처럼, 앞으로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조금 더 건강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함께 호흡을 맞춘 구교환(황동만 역)과 강말금을 향한 든든함도 내비쳤다. 구교환에 대해 오정세는 "실존하는 동만이가 눈앞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며 깊은 신뢰를 표했다. 강말금에 대해서는 "길을 가는데 있어서 촘촘하게 경로들을 찾을 수 있게끔 도와준 배우였다"며 고마워했다. 오정세는 강말금에게 뿅망치를 맞는 장면에 대해 "라이트한 정서, 장난 같은 혼남의 귀여운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할 때 맞으니까 여러 정서가 섞이더라. 쓸쓸함과 슬픔, 오랜 세월도 묻어나는 묘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일각에서는 '밉상'으로 비치는 인물들의 모습과 대사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작품의 호불호에 대해 오정세는 시청률이 대단한 작품도 누군가의 취향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며 덤덤한 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호불호는 있지만, 나처럼 귀한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은 꽤나 진한 여운과 위로, 미소를 드릴 수 있었던 작품이었을 것 같다"며 "나에겐 자랑스러운 작품이고, 아직도 든든한 작품"이라고 미소 지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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