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군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을 만났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초고층 빌딩에서 생존자들이 좀비 집단에 맞서 사투하는 이야기다.
꾸준히 장르물을 해왔지만 좀비물을 선보인 건 '부산행'(2016) 이후 10년을 맞았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이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마음을 담은 가족 드라마에 서스펜스가 결합돼 있다면, '군체'는 조금 더 시리즈물 '지옥'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현상'에 접근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건 '집단으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좀비'라는 설정이다. 연 감독은 "AI(인공지능)에 궁금증, 호기심이 있었다. 구동 원리가 궁금하더라"며 "AI는 집단 지성, 즉 집단으로서 데이터를 늘려가며 만들어낸다. 보편성이 구동 원칙인 거다. '그렇다면 휴머니즘은 무엇인가. 반대되는 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개별성'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단성의 공포와 오류를 영화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연 감독이 '군체'를 연출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속도감'이었다. '군체'의 최종 러닝타임은 122분으로, 2시간이 조금 넘는다. 연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집필했을 때는 168페이지 정도 됐다. 이대로면 (러닝타임은) 3시간이 훌쩍 넘을 거 같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배급사인 쇼박스와 콘셉트를 논의하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했다. 속도감이었다. 그러면서 100페이지로 줄였다. 그걸로 촬영하고 나니 2시간 30분 정도 나오더라. 30분을 어떻게 압축할 것인가. 결과적으로는 '속도'였다.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관객들이 체험하기 위해선 강한 속도감으로 빠르게 전개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학습하는 좀비 집단의 기괴한 움직임은 현대무용팀과 협업해서 진행했다. 연 감독은 "기존 좀비가 개개인의 움직임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집단성이 중요했다. 현대무용팀을 섭외했다. 그들이 하던 형태가 추상적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거더라. 우리 영화 설정과 딱 맞았다. 협업 과정이 재밌고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군체'는 지난 21일 개봉했으며,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배우 전지현, 구교환 등이 주연을 맡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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