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온 팩트'를 연출한 김민종 PD. / 사진제공=웨이브
'베팅 온 팩트'를 연출한 김민종 PD. / 사진제공=웨이브
"입봉작이라 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다는 평가가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지적해 주시는 부분들 모두 '억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개선점을 느끼고 있고 단점을 보완해 향후 장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콘텐츠웨이브 사옥에서 '베팅 온 팩트' 종영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민종 PD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입봉작으로 '가짜뉴스 판별'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인 김 PD는 연출자로서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대중의 비판을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베팅 온 팩트'는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출연자 8인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뉴스의 진위를 가리는 리얼리티 뉴스 게임 쇼다. 개그맨 장동민, 이용진, 가수 겸 배우 예원, 교수 진중권,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 방송인 정영진, 전 국민의힘 대변인 강전애,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민이 출연했다.
'베팅 온 팩트'의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웨이브
'베팅 온 팩트'의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웨이브
김 PD는 프로그램을 종영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5~6개월에 걸쳐 마무리했다. 대장정을 마친 기분이라 뿌듯하다. 계속 바쁘다가 할 게 없으니 헛헛함도 있다"고 말했다. 입봉작으로 서바이벌 예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 PD들이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장르다. 좀 더 도전적인 장르라는 점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 '가짜뉴스' 등 민감한 소재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소재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다. 그러나 차별점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며 "남들이 잘 다루지 않는 소재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뇌 서바이벌 예능은 너무 어려운 게임들만 나오지 않는가. 우리 생활과 더 맞닿아 있는 뉴스가 오히려 공감대가 넓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장동민이 공식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제공=텐아시아DB
장동민이 공식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제공=텐아시아DB
우승자 장동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장동민의 우승에 대해 "이것도 우승하시는구나.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베팅 온 팩트'는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가진다. 게임적 접근으로만은 풀어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장동민도 헬마우스, 진중권 등 뉴스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과 섞였을 때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바이벌 5관왕'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장동민은 '베팅 온 팩트'에서도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일부 시청자들은 장동민과 타 출연진 간의 실력 차이가 커 '밸런스 붕괴'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PD는 "일각에서는 타 출연자들의 실력이 형편 없었다는 식의 비판도 있더라"며 "장동민의 실력이 독보적인 것일뿐, 타 출연자들도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출연자인 장동민에게 역으로 좋은 조언들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차별점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많이 격려해 주셨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점은 날카롭게 지적해 주셨다"며 "좋은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다. 서바이벌 예능의 유형이 좀 더 다양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챙겨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동민이 직접 제작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우선 너무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프로그램을 녹화하면서 모니터룸에서 실시간으로 장동민의 활약을 봤다. 장동민은 플레이어로서 게임을 하면서도 연출자의 의도를 간파하는 등 제작자적인 마인드가 있더라"고 말했다.
'베팅 온 팩트'의 연출을 맡은 김민종 PD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웨이브
'베팅 온 팩트'의 연출을 맡은 김민종 PD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웨이브
'베팅 온 팩트'에는 군 가산점제 등 첨예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출연자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쳤다가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PD는 "결과적으로 한 플레이어가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자로서 나름대로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시청자들이 특정 출연자를 공격하길 바란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김 PD는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표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프로그램상 '페이커'의 역할이 꼭 필요했는지 묻는 질문에 김 PD는 "꼭 필요한 장치였다고 생각하지만, 일장일단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고 답했다. 그는 "페이커 선정은 제작진이 했다. 페이커 역할이 없었다면 헬마우스도 기량을 더 펼쳤을 것이고, 출연진들의 혼란도 적었을 것"이라면서도 "페이커가 누굴까라는 궁금증은 프로그램을 완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헬마우스의 이른바 '던지기' 플레이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제작자로서는 좋았다. 이런 말을 하면 시청자분들은 '서바이벌 예능의 기본도 모르는 구나'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끝까지 혼란과 긴장을 준 인물이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커'는 집단 안에서 혼란을 주는 역할이다. 헬마우스의 선택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베팅 온 팩트' 최종회는 지난 8일 공개됐다. / 사진제공=웨이브
'베팅 온 팩트' 최종회는 지난 8일 공개됐다. / 사진제공=웨이브
게임 설계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과정이 탄탄하지 않고, 마치 복불복 게임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작자로서 동의한다"며 "만약 다음 시즌이 있다면 좀 더 전략이 묻어날 수 있는 게임으로 준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출연진 간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출연진이 좀 더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다. 후반부쯤 가야 그런 모습들이 나온 것 같아서 이 부분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을 1박 2일씩 3번 찍었다. 그러다 보니 출연진이 상황에 몰입하지 못한 것 같다. 제작자로서 부족했던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PD는 '베팅 온 팩트'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밝혔다. 그는 "사람들의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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