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가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시선을 붙잡지만, 핵심 설정에서 다소 부족한 연출을 보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작품의 긴장감을 담당해야 할 '1500억원어치 금괴 환전' 과정이 지나치게 허술하게 그려지면서다.

'골드랜드'는 거대한 금괴를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과 선택을 그린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10kg짜리 금괴를 쪼개 현금화하는 과정이 있다. 극 중 김희주(박보영 분)와 우기(김성철 분)는 동네 세공사를 통해 금괴 10kg를 1kg짜리 10개로 나눈 다음 금은방에 팔며 현금으로 바꾼다. 골드바 하나당 약 1억5000만 원을 받는 식이다. 설정만 보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현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과정은 사실상 성립하기 어렵다.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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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는 단순한 ‘금덩어리’가 아니다. 대부분의 정식 유통 금괴에는 고유 일련번호와 인증 정보가 포함돼 있고, 이는 국가 및 유통 시스템 안에서 관리된다. 즉, 금 덩어리를 임의로 쪼갠 뒤 새로운 번호를 부여해 시장에 흘려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금은방 역시 고가의 금 거래시 출처 확인을 거치기 때문에, 일련번호 조회만으로도 이상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마약보다 금괴를 거래하는 과정이 더 까다롭다는 말도 있다. 실제라면 '골드랜드' 속 이야기처럼 단기간에 수백, 수천억 원을 현금화할 수 없다. 수십 년에 걸쳐 금목걸이나 금반지 정도로 분산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경찰의 추적 위험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골드랜드'의 설정이 문제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서사의 축인 금괴 환전을 드라마적 허용에 기댄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 허용의 폭이 꽤 크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설정 때문에 연출 자체가 설득력을 잃는 아쉬움을 남긴다.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허술한 설정 속 그나마 작품을 이끌고 가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금괴 앞에서 흑화한 인물들의 실감나는 연기 덕분에 다소 무리한 설정도 일정 부분 넘어가게 만든다.

초반부 ‘골드랜드’는 흥미로운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이 뒷받침되지만 디테일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작품의 근간이 되는 금괴 환전 설정이 현실성과 괴리를 보이면서, 그 허술함에 실소가 터져 나온다는 시청자들 반응이 많다.

제작진은 몰입과 개연성 사이에서 '드라마적 허용'이라는 안전장치를 택했지만, 그 폭이 지나치게 넓어지며 긴장감 대신 이질감을 남긴다. 설정을 덮고 갈 만큼의 서사적 설득력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후반부를 기대해본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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