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된 '모자무싸' 6회에서 황동만(구교환 분)이 드디어 창작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안 풀리는 글과 씨름하는 대신 변은아(고윤정 분)를 사랑하자, 빠른 속도로 글이 쏟아져 나왔다. 20년간 찢어졌다 붙기를 반복한 8인회에도 다시 들어갔다.
반면 박경세(오정세 분)는 복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영화의 처참한 실패를 겪은 그는 아내 고혜진(강말금 분)으로부터 '다음 작품은 공동 작가의 도움을 받으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행위 자체를 자신의 무능을 증명하는 치욕으로 여기는 그에게 아내의 조언은 상처를 안겼다. 그런데 죽은 시나리오도 살린다는 변은아를 만나 살아난 황동만의 기세는 복잡함을 더했다.
정작 또다시 자신에게 엑스표를 치는 친모를 본 변은아는 또 코피를 흘렸다. 뒤늦게 하고 싶은 거 다 해주는 모성애를 가장해 한국을 떠나라고 종용하는 그녀에게 변은아는 "아홉 살 아이가 버려진 거 들키지 않으려고 제 손으로 김밥 싸 들고 소풍을 갔다"라며 차갑게 전화를 끊었다. 친딸의 상처를 알고도 오정희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시상식에서 "저처럼 후회 많은 엄마들에게, 부족한 엄마를 견뎌낸 딸들에게 바친다"라는 위선적인 소감을 남겼다.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황동만과 변은아의 재회였다. 황동만은 자신도 모르게 두 차례나 '알 수 없음'이 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원은 38번 참가자 자료를 보여주며 그녀는 어린 시절 방치되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느끼는 이 감정을 '자폭하고 싶은 마음'이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술로도 견딜 수 없어 극단적 시도를 하는 형을 끌어내리려 했던 황동만은 그 간절함을 너무 잘 알았다. 태어나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 "도와줘"였다. 변은아 역시 4천 번 참가자가 알 수 없음의 기록을 보며 "도와달라"고 해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4천 번이 황동만이란 걸 아는 변은아는 눈물을 쏟았다.
서로의 슬픔을 알아본 황동만과 변은아는 거리를 두고 걸었다. 하지만 이내 곧 변은아가 뒤돌아와 '당신 나만큼 힘들었구나'라는 것을 알아주듯 황동만을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황동만 역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 후 두 사람은 서로를 돕기로 약속했다.
방송 말미 황동만은 행복한 상상을 했다. 변은아와 함께 평화로운 숲을 거니는 풍경을 시작으로 그 숲의 끝에서 어느덧 훌쩍 자란 조카 황영실이 아빠 황진만을 향해 달려가 품에 안겼다. "행복한 상상 완성"이라며 미소 짓는 황동만의 눈망울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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