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29일 개봉했다. 전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이후 무려 20년 만의 속편이다. 무엇보다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등 주연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는 점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만큼 만족스럽진 않다. 향수를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뿐이다. 전작의 핵심이 패션 업계라는 화려한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관계와 성장 서사를 녹여낸 데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익숙한 공식을 반복하는 데 그친다. 반가운 얼굴들이 다시 등장하고 각 인물들이 세월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감정선은 예상 가능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개봉 전부터 제기됐던 인종 표현 문제는 실제 관람 후에도 아쉬움을 남긴다. 중국계 배우 선위톈이 맡은 친저우는 패션 업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다른 인물들과 달리 촌스러운 이미지로 등장한다. 눈치 없는 언행이나 스펙을 과하게 강조하는 설정까지 더해져 20년 전 할리우드가 소비하던 동양인 캐릭터의 전형성을 띈다. 다양성을 내세웠지만 표현 방식은 여전히 과거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메릴 스트립의 존재감은 이번에도 확실하다. 에밀리 블런트 역시 특유의 차가운 카리스마와 속도감 있는 연기로 극에 힘을 보탠다. 다만 주인공 앤 해서웨이의 성장 서사는 정작 관객 입장에서 그 변화가 충분히 와닿지 않는다.
전작 팬이라면 추억 보정과 배우들의 재회를 위해 한 번쯤 볼 만하다. 그러나 1편을 보지 않았거나, 새롭고 강렬한 한 방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굳이 극장까지 찾아갈 이유는 크지 않아 보인다.
별점: ★★☆ (2.5/5)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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