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진범은 누구인가? -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편에서 16년 만에 무죄가 밝혀진 사건의 전말과 재심 과정을 공개했다. 이날 리스너로 손담비, 방송인 이국주, 밴드 루시의 신예찬이 함께했다.
사건은 2009년 9월 전라남도 순천의 한 시골 마을에서 발생했다. 50대 여성 최씨와 주민들이 함께 막걸리를 마신 뒤 최씨와 주민 한 명이 사망한 것이다. 당시 막걸리는 검게 변해 있었고, 치사량을 훌쩍 넘는 독극물 청산가리(사이안화 포타슘)가 검출됐다. 이 사건은 이후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으로 불리게 됐다.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된 듯했지만 12년 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에 의해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영상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짓밟고, 실적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나. 인권과 존엄에 대해 너무 처참한 모습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가 확보한 검찰 조사 CCTV에는 자백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수사관이 먼저 사건 내용을 말하며 진술을 유도하는 장면이 반복됐고, 딸이 아버지를 공범으로 지목하도록 압박하는 정황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딸이 이러한 압박에 심리적으로 취약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아버지 역시 조사 과정에서 강한 압박을 받았다. 그는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이는 막걸리를 집 안으로 들여놓은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살인 자백처럼 교묘하게 조작했다. 딸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는 결국 허위 자백까지 했다. CCTV 속 그의 모습에 출연자들도 말을 잇지 못했다. 손담비는 "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밖에 없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한 가족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순박한 사람들을 어떻게 이렇게 악랄한 범죄자로 만들 수 있나"라고 분노했다.
2022년 1월 재심 신청서가 제출됐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심 개시와 동시에 형 집행정지 명령이 내려졌는데 이는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를 통해 부녀는 12년 만에 교도소를 나올 수 있었다.
재심 과정에서는 새로운 증거들이 발견됐다. 검찰이 제출하지 않았던 기록에는 부녀의 무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70개 이상 포함돼 있었다. 특히 검찰이 주장했던 막걸리 구입 정황과 청산가리 양이 맞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들은 리스너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름이다", "뻔뻔하다. 이해할 수 없다"고 화를 참지 못했다.
2025년 10월 재심 법원은 부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발생 16년 만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경찰 기록에는 또 다른 용의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남아 있었고, 2025년 11월 경찰은 사건 전면 재수사를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자신이 직접 쓴 글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전했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라는 아버지의 글귀에 리스너들은 모두 눈물을 참지 못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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