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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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 출연진 라인업에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엘(L)' 역의 배우 김준수다. 지난해 공개된 1·2차 캐스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김준수가 최근 3차 캐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준수가 곧 '데스노트'이고 '데스노트' 하면 김준수라는 평가가 있을 만큼 '데스노트'에서 상징적인 배우지만, 한편으로는 변주 없는 라인업이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김준수는 지난 10일부터 '데스노트'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데스노트' 역대 출연진 중 모든 시즌에 참여한 배우는 김준수가 유일하다. 2015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7년 재연, 2022년 삼연, 2023년 앵콜, 그리고 이번 사연까지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22년 삼연 당시 엘(L) 역할의 김준수. / 사진제공=오디컴퍼니
2022년 삼연 당시 엘(L) 역할의 김준수. / 사진제공=오디컴퍼니
'데스노트'는 왜 매번 김준수를 선택할까. 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다. 극 중 엘은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인물로, 예민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여 독특한 존재감이 요구된다. 김준수는 무대 위 온몸을 떨며 엘이 가진 불안정한 에너지를 섬세하게 구현해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는 가창력이다. '데스노트' 넘버들은 주로 감정의 진폭이 크고 고음이 많은 고난도 곡들로 구성돼 있다. 그중 엘의 독백 넘버는 강한 성량과 섬세한 감정 표현을 동시에 요구한다. 김준수는 특유의 음색과 17년 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실력으로 넘버들을 소화해낸다. 김준수가 시즌 때마다 "작품의 음악적 특징과 잘 맞아떨어진다"라는 반응을 얻는 이유다.

흥행성 또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김준수는 뮤지컬 시장 내에서도 높은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로 꾸준히 거론된다. 실제로 이번 사연 1차 캐스트 전원이 뉴캐스트 구성되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삼연에 비해 초반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대형 라이선스 작품일수록 검증된 캐스팅이 중요해지는 만큼, 제작사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선택지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스노트' 초연 당시 포스터. / 사진제공=씨제스 스튜디오
'데스노트' 초연 당시 포스터. / 사진제공=씨제스 스튜디오
반복된 캐스팅만큼이나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김준수가 '엘' 역할만 맡아왔다는 점이다. 엘은 배우의 해석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인물이다. 또 다른 주인공 라이토가 비교적 서사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과 다른 점이다. 김준수는 엘 특유의 예민한 눈빛과 라이토를 향한 경계심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캐릭터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팬들 사이에서 '샤엘'(시아준수+엘)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배우의 꾸준한 변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준수는 매 시즌 같은 역할에 외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초연 당시 짙었던 아이 메이크업은 점차 연해졌고, 헤어 컬러 역시 민트색으로 시작해 붉은색과 연보라색 등 시즌 때마다 다양한 모습을 꾀했다. 여기에 엘의 감정선과 연기 톤 등에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입혀 관객들로부터 "시즌마다 새로움과 신선함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2025년 '데스노트' 공연 당시 모습. / 사진제공=오디컴퍼니
2025년 '데스노트' 공연 당시 모습. / 사진제공=오디컴퍼니
초연 때부터 참여해온 김준수를 두고 '샤엘은 곧 데스노트의 정체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복된 캐스팅은 단순한 관성이라기보다, 배우와 캐릭터 사이 밀접한 거리와 흥행성이 맞물린 결과로 읽힌다. 김준수가 관객들의 기대에 계속해서 부응하는 한, 그의 이름은 앞으로의 시즌에서도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시즌 1차 라인업에서 모든 배우를 새롭게 구성하는 시도가 있었던 만큼 공연계에선 고정 캐스팅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새로운 배우의 해석이 작품의 확장성을 넓힌다는 점에서 신선한 배우의 투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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