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종은 지난해 방송된 Mnet 서바이벌 예능 '스테이지 파이터(스테파)'에서 우승하며 STF 무용단 수석으로 발탁됐지만, 몇 개월간의 조율 끝에 하차를 결정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무용수 최초 단독 공연 '2025 CHOI HOJONG 1ST MOVENOTE '를 성료하며 커리어를 한 단계 넓혔다. 그는 "SAL(Subverted Anatomical Landscape) 무용단에서 했던 방향과 다른 예술을 표현하면서 대중과 새로운 시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흥미로웠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세종대 무용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시절 동아무용콩쿠르에 세 차례 도전해 동상과 은상을 받았다. 도깨비 수호신과 그를 창조한 절대자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창작한 '마무-아오르고'라는 작품으로 금상까지 거머쥐었다. 국립무용단에는 최연소로 입단해 부수석 단원 및 주역으로 활약했다. 무용계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스테파'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도 확보했다.

그는 "플로어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했다. 비전공자인 관객을 비롯해 무용 전문가분들도 이 퍼포먼스를 어떻게 바라봐 주실지 염려가 컸다"며, 그만큼 열과 성을 다해 공연에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심히 한 만큼, 결과를 이뤄내서 보람차다"고 미소 지었다.
최근 30대에 접어든 1994년생 최호종은 체력적인 변화를 느끼냐는 물음에 "못 느낀다. 예전부터 내 최대 강점은 체력이었다. 오랜 시간 대극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무용수라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요즘 더 좋아진 것 같다. 몸을 쓰는 직업이라기보단 얼마나 표현을 효율적이고 섬세하게 하는지, 완급조절을 하는 노련함을 보일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30대가 되면 아킬레스건이나 십자인대가 끊어졌다는 무용수들을 주변에서 자주 봤어요. 그러나 저는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해온 덕분인지, 부상을 입은 적이 없어요. 관리를 절대 놓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조짐도 아예 없어요. 대신 면역력이 약해서 링거는 자주 맞습니다."

수년간 유튜브에 무용 영상을 업로드한 그는 계기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최호종은 "지금은 잠시 채널 운영을 중단했는데, 언젠간 다시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예전 모습까지 있어서 기록 전체를 지우고 싶을 때가 있다. 신체 흑역사가 담겼다. 그러나 가끔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너무 소중한 영상이라는 걸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대 위 퍼포머로서뿐 아니라 디렉터이자 교육자로서의 역량도 남다르다. '스테파'에 함께 출연한 김규년이 그의 제자였다는 사실도 화제를 모았다. 김규년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다. 최호종은 "지금은 내 손을 떠난 한 명의 무용수다. 사제 관계가 아닌 무용수 대 무용수로서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털어놨다.
"규년 무용수를 제자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존중하고 싶었습니다. 그가 저를 스승이 아닌 라이벌 무용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길 원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스스로를 잘 보여주길 바랐죠."

과거 연극배우를 희망했다는 그는 요즘도 그 꿈을 품고 있는지 묻는 말에 "무용도 일종의 연기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연기도 하나의 춤이라고 여긴다. 점점 경계가 없어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안무도 연극 기법에서 혼용하는 거다. 연극에 꿈이 있다기보단, 연극적 요소를 춤에 잘 활용해서 나만의 무기로 잘 삼고 싶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무대 위에서 신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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