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소주전쟁'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바이런 만을 만났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속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표종록(유해진 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최인범(이제훈 분)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바이런 만은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홍콩 본부장 고든 역을 맡았다.
영화 출연 계기에 대해 바이런 만은 "2023년 2~3월쯤이었다. 매니저가 한국의 제작사에서 이메일 오퍼가 왔다고 전화로 알려주더라. 한국에 3개월 체류하면서 찍어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어도 못한다는 걸 알 텐데 제작사에서 실수한 게 아닌가 싶더라. 대본을 읽고 중국계 미국인 투자자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았고 흥미가 생겼다. 이후 제작사와 연락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바이런 만은 "오래 활동하다 보니 영화 선택에 오히려 점점 까다로워진다. 왜냐하면 (연기 활동은)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나쁜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 최고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 출연 결정을 했을 때는 유해진, 이제훈이 한국에서 어떤 위상을 가진 배우인지 잘 몰랐다. 이에 함께 작품을 하는 동료배우로 더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촬영 환경에 대해 잘 몰랐다. 저는 촬영 때 꼭 커피가 필요한데, 한국에 카페가 얼마나 있는지 몰라서 커피 원두를 가득 챙겨오기도 했다. 와보니 어디든 카페가 있더라. 기뻤다"며 웃었다.
바이런 만은 이전에도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그는 "6년 전에 딱 하루였다. 명동에 갔다. 거기서 화장품을 팔지 않나. 한국을 좋아했지만 전반적인 모습을 봤다고 하긴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영화 촬영으로 지난번에 3개월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고 좋아하는 곳도 생겼다. 홍보 차 또 오게 됐다. 한국 음식도 마음에 들고, 한국은 현대적이고 안전하고 사람들도 예의 바르다. 최고 수준의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대인사로 한국 관객들도 만났던 바이런 만은 "할리우드에서는 극장마다 돌아다니면서 관객과 대화 나누는 일이 없었는데 좋았다. 영화가 기본적으로 관객을 위해 만들지 않나. 우리를 서포트해주는 분들과 만나 관계를 형성해가는 게 좋았다. 노년, 중년, 청년 등 다양한 관객층이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소주전쟁'을 자신의 연기 인생 하이라이트라고 했던 바이런 만. 이에 대해 "내가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어도 못하는데도 한국적인 영화에 나오게 된 것이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의미에서 하이라이트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촬영하고 생활했던 경험이 다 좋았다. 한국 영화계를 경험한 것도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다"라고 촬영 만족감을 표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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