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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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극장가의 중심엔 배우 유해진이 있다. 영화 '야당'에 이어 '소주전쟁' 등 출연작 2편이 연달아 개봉하면서, 영화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3달째 극장가를 지키고 있는 것. 유해진은 '야당'과 '소주전쟁'에서 완전히 대비되는 인물로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소주전쟁'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더램프
'소주전쟁'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더램프
유해진은 지난 5월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로 인해 파산 위기를 맞은 국보그룹을 삼키려는 이들과 지키려는 이들 간의 경쟁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국보그룹은 '국민소주'로 불리는 국보소주를 갖고 있는 회사. 유해진은 국보그룹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재무이사 표종록 역을 맡았다.

표종록은 회사가 곧 자신의 인생이라는 가치관을 지닌 인물. 국보그룹이 IMF 외환위기로 인한 파산 위기에 처하자 투자사와 법무법인을 만나는 것은 물론 회식으로 찾은 식당에서 직접 소주 판촉까지 해 가며 발로 뛰어 회사를 구하려 한다.

유해진은 회사를 지키려는 장면에서는 충직한 인물의 신념과 태도에 집중한 연기를 선보인다.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장면에서는 푸근하고 구수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이렇게 유해진은 인물의 여러 면면을 균형감 있게 그려냈다.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이에 앞서 유해진은 지난 4월 16일 개봉한 '야당'으로도 관객들을 만났다. '야당'은 마약판 브로커인 일명 야당, 그리고 검사,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마약 수사에 뛰어드는 범죄 액션 영화. 관객들에게 호평받으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337만명을 동원했다.

유해진은 '야당'에서 출세를 꿈꾸는 독종 검사 구관희를 연기했다. 그는 캐릭터 내면의 야망과 갈등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영화의 밀도를 높였다. 날카로운 눈빛과 강약 있는 연기가 관객들을 영화에 집중하게 했다. 출세욕이 넘치던 구관희는 승승장구하다 배신당한 후 추락하게 되는데, 유해진은 인물의 흥망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냈다.
'소주전쟁'(왼쪽), '야당'(오른쪽)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소주전쟁'(왼쪽), '야당'(오른쪽)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유해진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발전시키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소주전쟁' 표종록을 두고는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 제가 클 때 동네에 이런 아버지들이 꽤 많았다. 옛 아버지들은 다 이렇게 사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야당' 속 구관희가 야욕 있는 인물이 된 배경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구관희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대사를 추가하기도 했다. 극 중 생선을 팔던 어머니에게 '성공해라'고 못이 박히게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유해진은 "구관희는 욕망이 가득한 사람이라는 걸 표현하려고 했다. 서사를 쌓기 위해 그런 대사를 집어넣었다. 이 사람이 아등바등 성공하려는 포인트를 심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소주전쟁'과 '야당'의 서로 다른 먹방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주전쟁'에서 소주 마시는 장면에서는 삶의 고단함을 푸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야당' 속 족발 먹방 장면에서는 구관희와 브로커 이강수(강하늘 분) 간 벽이 허물어지고 유대감을 쌓는 계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원래 이 장면의 소품은 족발이 아닌 소고기였다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 유해진이 "소고기를 구우면 연기가 많이 나서 집중이 힘들 것 같으니 족발로 바꿔보면 어떻겠냐"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덕분에 극 중 구관희와 이강수 간 친근감이 높아지는 순간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었다.

작품마다 캐릭터에 흡수되는 연기를 보여주는 유해진. 그 비결에 대해 유해진은 "어색하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며 "어떤 모습을 굳이 표현하려고 한다기보다 그 신에 어떻게 하면 스며들어 있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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