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의 출연작 '하이파이브'가 촬영이 끝난 지 약 4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지난 3월 개봉했던 '승부'가 유아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가운데, '하이파이브'의 흥행 여부도 주목된다. 초능력을 얻은 이들이 힘을 합쳐 악에 맞서는 '하이파이브'. 배우들은 유쾌하고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26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이파이브'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강형철 감독과 배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이 참석했다.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 등 코믹하면서도 감각적인 영화를 선보여온 강 감독은 "정체성이 오락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판타지성이 가미된 이번 영화에 대해 "재밌는 오락 영화를 만들려면 이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하이파이브' 기획 배경을 전했다.

이번 영화는 마약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아인이 출연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강 감독은 "한 명의 영화가 아니다. 많은 분이 인생을 바쳐 만든 영화다. 많은 이들이 큰 즐거움을 드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진심으로 담긴 영화라 말씀드리고 싶다. 진정성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또한 "빛나는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가 영화 자체 불편함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거라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능력이 소재인 만큼 후반 작업도 필요했다. 강 감독은 "VFX(시각 효과)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때문에 등장인물들은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로 설정했고, 배우들도 친근감 있는 배우로 캐스팅했다. 지극히 현실적인 그림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인은 심장 이식 후 괴력과 스피드를 얻은 태권소녀 완서 역을 맡았다. 그는 "기초 체력도 기르고, 극 중 역할이 태권소녀인 만큼 태권도도 차근차근 배웠다"라고 설명했다.

5명의 팀워크에 대해 이재인은 "다섯 명이 한 팀이 되어 촬영한 영화라 티키타카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저는 (전작들에서) 혼자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는 연기가 어떤 건지 배웠다. 특히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게 되어 즐거웠다"라고 전했다.

안재홍은 폐 이식 후 남다른 폐활량을 얻게 된 작가 지망생 지성으로 분했다. 그는 "저는 강풍이 필요했는데 실제 강풍기를 쏴주셔서 저는 제가 강풍을 쏘는 초능력이 생긴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동 역의 유아인과 인상적인 키스신을 보여준 안재홍. 유아인은 각막 이식 후 전자기파 조종 능력을 얻게 된 기동 역을 맡았다. 안재홍은 키스신에 대해 "서로 날 섰던 팀원들이 하나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라미란은 신장 이식 후 의문의 능력이 생긴 프레시 매니저 선녀를 연기했다. 그는 "여름의 뜨겁고 치열했던 현장이 생각난다. 야쿠르트 카트 카체이싱 장면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어떤 초능력을 가졌는지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나는 선녀. 라미란은 "저는 약간의 노출만 하면 돼서 괜찮았다"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하이파이브'만의 매력에 대해 라미란은 "감독님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들 듣는 둥 마는 둥 하는데 거기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짜이지 않은 날것의 유머와 코미디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라미란과 안재홍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모자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안재홍은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꿈 같았다. 선배님과 같이한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고 라미란을 향한 믿음을 표했다. 라미란은 "세월이 많이 지나면서 아들도 여러 엄마를 만났고, 저도 여러 아들을 만났다"면서 "제 시간은 거꾸로 흘러서 이번 작품에서는 미스다. 아들이 나이 들고 저는 회춘해서 이제는 남매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여기서 신분 세탁해보려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전작의 모습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김희원은 간 이식 후 치유 능력을 얻게 된 작업반장 약선 역을 맡았다. 그는 "촬영 때 모두가 서로를 웃기려고 노력했다. (초능력과 같이) 안 보이는 것을 연기해야 해서 웃긴 적이 많았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극 중 자신의 기력을 사용해 다른 이를 치유하는 약선. 이에 김희원은 치유 장면 전후로 분장을 계속 바꿔야 했다. 그는 "3시간 분장하고 다시 지우고 하는 게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오정세는 딸바라기 아빠 종민 역으로 등장했다. 그는 "저는 여기서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다"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현장에서 나머지 분들의 액션을 '첫 관객'처럼 관람했다"고 전했다.

오정세는 "코미디 연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우리 영화는 든든한 대본과 동료들이 있어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극 중 딸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오정세는 "아버지는 어떤 액션보다 강한 액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종민의 액션도 기술적이라기 보단 정서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췌장 이식 후 젊음을 흡수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은 박진영과 신구가 2인 1역을 연기했다. 여러 액션신을 소화해낸 박진영은 "싸우는 신이 많았는데 매 신 감독님이 정확한 디렉션을 줬다. 감독님의 디렉션을 믿고 했더니 완벽한 CG가 나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상반신 노출신이 많았다. 박진영은 "대본에 짐승 같다는 표현이 있었다. 갑자기 괴력이 생긴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까 싶었다. 근육들이 선명하게 보일 수 있게 다이어트하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진영과 신구와 2인 1역을 하며 말투나 행동 등이 어색하지 않도록 했다. 박진영은 "신구 선생님 말투는, 선생님이 제 대사를 읽어주시고 녹음할 수 있게 해주셨다. 그걸 계속 연습했다. 중간중간 감독님을 만나서 체크했다. 감독님이 어느 순간부터는 말투와 목소리가 장착됐으니 빼자는 작업을 했다. 그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감독님과 상의하며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에 오정세는 "후배와 연기를 해야 하는 건지, 선배와 연기를 해야 하는 건지 헷갈렸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재인은 "영화를 이전에 본 적 있는데 크레딧을 앉아서 보다 보니 오래 올라가더라.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노력해준 작품에서 너무 중요한 역할을 맡았구나 싶더라. 많은 사람이 뜨거운 여름, 초능력을 발휘해 찍은 영화인 만큼 많은 분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시원한 액션 오락물이다. 부담 없이 와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관람을 부탁했다. 김희원은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몸도 마음도 활기차면 아플 것도 안 아플 수 있다. 우리 영화가 행복을 줘서 아픈 것도 싹 낫게 하고 싶다. 제가 다 치료해드리고 싶다"며 캐릭터에 빙의한 듯 이야기해 웃음을 안겼다.

후속작 가능성에 대해 강 감독은 "만들 때 프리퀄 등을 생각했지만 앞으로 일은 모르는 것이지 않겠나. 관객들 성원이 있으면 또 모르는 일"이라며 여지를 뒀다.

'하이파이브'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