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껍데기만 '최강야구', 이름만 '불꽃야구'…어느 쪽도 유쾌하지 못한 시청자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504/BF.40321883.1.png)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야구 예능 '최강야구'의 방영사인 JTBC와 제작사 스튜디오C1 및 장시원 PD(스튜디오C1 대표) 간의 분쟁이 깊어지고 있다. JTBC는 C1 측에 '최강야구'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최근 형사 소송도 제기했다. 장 PD는 '불꽃야구'를 새롭게 제작하고 있다. 예능도 스포츠도 아닌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와 '불꽃야구'를 두고 불화가 커져가는 양측. 시청자는 어느 프로그램도 유쾌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최강야구'는 2022년 방영을 시작한 야구 예능으로, 은퇴한 야구 선수들과 프로 유망주들이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4번째 시즌을 앞둔 지난 2월 말, JTBC와 C1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JTBC는 새 시즌 트라이아웃 취소를 공지했으나 장 PD는 트라이아웃을 강행했다. 이후 양측은 폭로전을 이어갔다. JTBC는 C1의 제작비 투명성을 지적했다. 이에 과거에는 자신들이 'JTBC 산하 레이블'이라 했던 C1 측은 "독립된 법인이자 JTBC의 계열사도 아닌 C1이 왜 JTBC에 제작비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반박했다.
이후에도 온라인상에서 양측의 '공식 설전'이 오갔다. 또한 장 PD는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 멤버 대부분을 데리고 불꽃 파이터즈를 새롭게 창단하고 야구 예능 '불꽃야구'를 론칭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창단 첫 직관 경기까지 열었다.
양측의 싸움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JTBC는 29일 형사 고소 사실을 밝히며 "고소장에는 스튜디오C1과 장시원 PD의 저작권법 위반, 상표법 위반, 업무상 배임, C1 측의 전자기록 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JTBC는 '최강야구' 시즌1~3에 대한 IP를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C1 측이 유사한 포맷 '불꽃야구'를 제작하고 '최강야구' 스핀오프 '김성근의 겨울방학'을 제작해 무단으로 타 OTT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 PD는 "최근 2달간 JTBC가 저지른 위법한 방해 행위는 다양하며, 최 윗선부터 실무자까지 직접 가담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JTBC의 것이 아니라 팬들의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능은 점차 진지해져갔다. 웃음기는 빠지고 진지한 스포츠가 돼 갔다. '전(前) 최강야구'는 예능도 스포츠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인 스포츠 예능이라는 점에서 묘하게 이득을 보기도 했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스포츠 예능'이란 특성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예능계에서도 스포츠계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해 논란이 더 커지지 않았다.
전력 때문일지, 의리 때문일지, '전 최강야구' 제작진은 송승준이 위증 혐의로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후에도 송승준을 계속해서 출연시켰다. 송승준은 '불꽃야구'에도 합류했다. '최강야구' 원년 멤버이자 기획 단계에서 함께했던 심수창의 하차 과정도 개운치 않았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자진 하차한 장원삼은 '회식 유튜브 영상'에 깜짝 등장, 복귀설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은퇴 후에도 레전드들의 여전한 승부욕과 열정을 높게 사며 '최강야구'를 즐겼던 시청자들은 자잘한 논란들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둘 '최강야구'를 떠났다.
이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는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초 1000만 관중을 동원했으며, 올해는 KBO리그 역대 최소 경기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현역 야구'팬들은 굳이 '최강야구'를 찾을 이유가 없었다. 예능보다 박진감 넘치고 생생한 야구가 매일매일 펼쳐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골수팬만 남은 이유다.

'최강야구'도 '불꽃야구'도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야구팬도 예능팬도 '최강야구'와 '불꽃야구'는 떠났지만 프로그램 골수팬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그 팬들마저 이들의 분쟁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치 않다. 야구를 향한 선수들의 열정적이고 순수한 모습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은 스포츠맨십이 흐려진 이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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