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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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떴을 때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대본을 봤어요. 대사가 꿈속에 나올 정도로 외우고 또 외웠죠."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연극 '랑데부'에 출연 중인 최민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몰두하는 과학자 태섭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고자 하는 지희(김하리 분)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상처와 감정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2인극이다. 최민호는 "긴 독백이 4개 있다. 그걸 샤워하면서도 읊고, 자기 전에도 생각하고, 혹시나 틀릴까 봐 외우고 또 외웠다"고 '랑데부'에 쏟은 열정을 밝혔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한 최민호는 올해로 연예계 생활 18년 차를 맞았다. '불꽃 카리스마'라는 별명답게 열정을 불태우며 긴 연차에도 구설수 없이, 매번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 왔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모, 뛰어난 운동 신경, 특출난 승부욕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도전해 연극 장르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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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에게 지난해는 유독 특별했다. 연극은 물론 데뷔 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고, 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도 출연해 배우로서의 역량을 또 한 번 인정받았다. 바쁜 한 해를 보낸 최민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던 가운데, 그가 또다시 연극 무대를 택한 소식이 알려졌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폐막 후 불과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최민호의 열정은 데뷔 18년 차에도 식을 줄 몰랐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랑데부'를 시작한 이후 '감정 기록'을 쓰고 있으며, 캐릭터 몰입을 위해 석 달 가까이 매주 수요일 비슷한 시간에 짜장면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열정이었다. 행동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그의 분위기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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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마법처럼 다가왔어요. 준비하는 기간부터 무대에 올리는 순간까지 행복하고 좋은 기억으로 가득해요. 길고 긴 대본을 외우는 등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 과정마저도 제겐 굉장히 소중합니다. 첫 무대가 끝났을 때는 행복을 넘어 짜릿했어요."

최민호는 "가수로 데뷔 후 연기를 시작하고 20대 초반부터 연극에 꿈이 있었다.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내가 어떤 걸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랬을 때 연극이 크게 도움 될 것 같았다. 내가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상상이 구체적인 꿈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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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년에 타이밍이 운 좋게 잘 맞아떨어졌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전까지 몰랐던 감정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덕분에 연극에 사랑에 빠졌다. 작품을 하면서 내가 사랑에 빠졌다는 게 무대 위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두 번째 연극을 하는 만큼, 지난해보다 수월하게 느껴졌을까. 최민호는 "맨 처음엔 모든 행동에 물음표가 붙었다. '과연 이게 맞을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면서 말이다.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이 많이 계셨지만, 스스로에 관한 확신이 부족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년 무대를 경험하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겼다.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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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많은 무대에 서고 연기를 하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런데도 왠지 모를 아쉬움이나 공허함이 있었어요. 이번 '랑데부'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그렇지만 조금씩 채워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대본을 분석하고 숨겨진 의미를 찾는다던가 디테일에 관해 더욱더 공부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 확실히 많이 배웠죠."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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