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정빌라'는 사이비 종교에 빠진 빌라 주민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포물이다. 이현우는 교외의 오래된 다세대 주택인 원정빌라 203호 입주민 주현 역을 맡았다. 주현은 아픈 어머니와 조카를 돌보며 은행 경비 일,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병행하고 있는 청년이다.

이 작품은 주차 문제, 층간 소음 등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등을 다룬다. 이현우가 이 작품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이현우는 층간 소음과 관련된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5~6살 때 일이다. 저희 집이 아파트 2층이다. 저희 집의 잘못이다. 당시 친척들이 놀러오면 제 또래 동생들도 어리니까 집이 시끌벅적했다. 어른들이 조용히 해라고 하고 저희도 조용히 논다고 했는데, 1층 주인 분은 시끄럽다고 생각하신 거다"라며 죄송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저와 제 친척 동생들, 누나들은 1층 주인 분을 망치할머니라고 불렀다. 할머니도 아니셨는데, 어린 마음에 무서워서 그렇게 불렀다"고 전했다.

대중이 지금의 이미지 그대로 모습을 원할 수 있지 않냐고 하자 "제가 깨고 싶은 건 이현우라는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는 선입견인 거다. 저에게서 다양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남자답기도 하고 어리기도 하고, 맹하기도 하고 똑 부러지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우선 제일 잡아가고 싶은 건 그런 부분이라는 말씀이다"고 강조했다.

이현우는 "군대가기 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연기의 벽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스스로 작아지고 자신감이 안 생겼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지만 연기 공부를 해본 적은 별로 없다. 하면서 연기 공부를 해본적이 별로 없다. 대학 생활(동국대 연극학 학사)도 했지만 연기 공부를 한 적은 별로 없다. 드라마, 영화 등 어찌됐든 연기의 시초는 마당놀이 쪽 아닌가. 그래서 그런 쪽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운드 인사이드' 대본을 보고 끌렸다. 하길 너무 잘했다. 이 작품으로 자신감도 회복하고 나 스스로를 채울 수 있었다. 앞으로 방향,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올 초에는 영화 '도그데이즈'에 이어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그리고 연말에는 '원정빌라'까지 바쁘게 한 해를 보낸 이현우. 그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 차기작이 안 정해져있는 상태다. 물론 '케이팝업 차트쇼' MC는 계속하겠지만, 언제까지 일이 없을지 모르니 계속 걱정되더라. 그래도 올 한 해 돌아보니 '왜 이렇게 빨리 갔나' 싶다가도 '열심히 살았다' 싶기도 하더라. 연극 끝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6개월은 쉰 것 같다. 심심하다. 원래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약간 워커홀릭인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라며 웃었다.
아역부터 시작해 20년차 베테랑 배우인 이현우. 20년차인데도 그런 걱정을 하냐고 하자 "그렇다. 누가 찾아줘야 할 수 있는 일이다. 3개월 쉴 수도 있고 30년 쉴 수도 있다"며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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