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건이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창궐'(2018)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형제 부부가 자녀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본 뒤 달라져가는 모습을 그리는 서스펜스. 장동건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좋았던 점은, 제가 기존에 했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들이 아닌, 현실에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 같다는 것이었다"며 "무엇보다 재규 캐릭터를 제가 잘 알 것 같았다. 이 사람의 마음 같은 것들에 공감가는 게 많았다. 자식을 키우고 있다는 환경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그간 드라마, 시사·교양 진행 등 활동은 있었지만 영화는 6년 만인 장동건. 2020년 동료 배우 주진모와 나눈 사적 대화 메시지 일부가 해킹으로 유출돼 사생활 논란을 겪은 이후 영화는 첫 작품이다. 장동건은 "영화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서 혹시라도 영향을 끼칠까봐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는 걸 헤아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 캐릭터 설명을 보면 재규가 어떤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잖아요. 하지만 영화 속 재규는 그런 모습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 영화를 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돌아보게 됐어요. 평소에는 안 들여다보던 나의 행동과 선택들, 지금 내가 가진 가치관, 이런 것들이 형성돼지는 과정 등을 생각해봤어요."

"'아라문의 검', '아스달 연대기', '창궐' 등에서는 분장도 많이 했어요. 이번에는 장동건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것 같아서 오히려 조금 낯설었죠. 이번 촬영 때 모니터로 제 모습을 봤더니 '내가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나' 싶어서 놀랐어요. 제가 생각하는 제 모습과 모니터 속 제 모습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하하.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감정들, 찌질함, 비겁함, 이런 것들이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라는 지점에서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 중 가장 비슷한 것 같아요. 이전에 했던 작품들 속 캐릭터는 연기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무언가 가져와서 붙였다면, 이번 캐릭터는 제 안에서 찾아서 꺼내는 작업이었어요."

"같은 장면을 찍어도 세트를 바꿀 때도 있으니 배우들끼리 중간중간에 잡담도 하고 이런저런 사건 얘기도 했어요. 각자 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잖아요. 육아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많이 나왔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아무도 딱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사실 정답은 나와있고 답은 분명한데, 실제 그 상황이 됐을 때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아들은 중학교 2학년, 딸은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큰아들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것 같긴 한데, 크게 부딪히는 것 없이 사이가 좋아요. 딸과는 재밌게 지내요. 딸이 야무지고 개그코드가 있는 성격이라 농담을 잘 받아쳐요. 실제로 딸과 노는 게 재밌어요. 딸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요."
장동건은 내년에는 새로운 영화 '열대야'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올해 1월부터 5까지월 태국에서 '열대야' 촬영을 마쳤는데,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꼈어요. '보통의 가족'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해보며 예전엔 없던 제 자신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게 생겼어요. '열대야' 촬영 때는 그런 점이 반영된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조금 더 자유롭고 편안했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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