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리에 종영한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겉보기에 복수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나의 온전한 가족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강지원(박민영)은 1회차 인생에서 남편 박민환(이이경)과 절친한 친구 정수민(송하윤)의 불륜을 뒤늦게 알아챈다. 때때로 구박하고 핍박을 주기는 했지만, 결혼 생활 자체에 결함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지만 말이다.
암 투병 중이던 강지원은 병원에서 나와 집에 도착해 두 사람의 만행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박민환이 강지원을 밀치면서 머리를 부딪히며 사망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로 인생 2회차를 맞은 강지원은 그들에게 복수를 결심하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유지혁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결혼하게 된다.

한 번도 작품의 주연을 맡지 못했던 나아정은 '위장결혼'이라는 대작을 맡게 된다. 재벌가의 며느리라는 역할을 맡은 나아정은 보이지 않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한다. 관객들은 가짜 남편 이도한과 얽혀있는 모든 사람이다. 마치 작품의 계약서를 체결하듯, 계약 결혼 조항을 살펴보던 나아정은 이도한과 함께 그들만의 은밀한 작품을 시작한다. 양가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 이도한의 집에 방문한 나아정은 일부러 미움받기 위해서 게걸스럽게 먹거나, 눈치가 없는 척 예의 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민폐' 캐릭터라는 설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오는 9일 방송되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를 담고 있다. MBC '내조의 여왕'(2009),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KBS2 '프로듀사'(2015),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 tvN '사랑의 불시착'(2019) 등의 굵직굵직한 작품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다. 재벌3세와 용두리 이장 아들이라는 거리감을 좁힌 세기의 결혼을 그린다고.

전혀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하나의 세계 안에서 삶을 공유하는 '결혼'은 모두 다른 형태지만, 인생의 살아가는 방식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은 듯 보인다. 비슷한 결혼 소재 드라마가 등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관점에서 깨지고 부딪히더라도 마침내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 아닐까.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강지원은 안경을 벗어던지고 자신들에게 막말을 하던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고, '웨딩 임파서블'에서 나아정은 무명 배우지만 '위장계약'이라는 작품 안에서 사랑스럽게 빛난다. 곧 방영을 앞둔 '눈물의 여왕'은 어떨지 기대가 쏠린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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