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차진우는 송서경(김지현 분)의 사과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헤어진 이후의 시간은 각자의 몫인 거야. 그리고 네 말이 맞아. 그때의 나는 이제 없으니까. 혹시 마음에 남은 짐이 있다면 버려도 돼. 괜찮아”라고 말하고서 그대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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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인지 묻는 정모은에게 차진우는 디노로서의 활동을 고백했다. 또한 그는 제주도에서 정모은이 벽화에 남겨두었던 쪽지까지 꺼내 보이며 “소중하게 가지고 있었어요. 지금도 가끔 펼쳐봐요. 이걸 읽으면 왠지 그림을 계속 그려도 좋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라고도 했다. 처음부터 서로의 위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모은은 환하게 웃음 지었다.
깊어지는 사랑과는 별개로 차진우와 송서경의 관계는 계속해서 정모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센터 내에는 이미 두 사람의 과거 인연이 암암리에 퍼져 있었다. 마침내 열린 개인전 개최 당일에도 차진우의 곁에 있는 이는 통역가 역할을 맡은 송서경이었다. 이어진 잠깐의 쉬는 시간, 차진우와 함께 센터 한 켠에서 휴식을 취하던 정모은은 뜻하지 않게 송서경과 권도훈(박기덕 분)의 말다툼을 듣게 됐다. 누가 들을까 목소리를 낮추는 송서경과 달리 울분에 찬 채로 “나 같은 게 무슨 남의 이목을 신경 써. 송서경 스토킹하다가 미대에 불까지 지른 놈인데”라며 성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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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서로 다른 감정으로 마주한 정모은과 윤조한(이재균 분)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배역 준비를 위해 윤조한의 집을 찾은 정모은은 오지유(박진주 분)과 정모담(신재휘 분)이 사귀게 되었다는 소식을 그에게 전했다. 이에 깜짝 놀라면서도 “모담이가 많이 힘들었겠네. 좋아하는 거 들킬까봐 얼마나 조마조마 했겠어. 넌 몰라, 넌 아무도 모르게 친구 짝사랑해 본 적 없잖아”라고 말한 윤조한. 애틋한 눈빛 속에서 넘치는 감정은 보는 이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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