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은 FC구척장신과 FC월드클라쓰의 SBS컵 대회 6강전이 펼쳐졌다. 월드클라쓰를 상대로 3전 3패 전적을 보유한 구척장신은 경기 전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김진경이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합류하지 못하며 5명의 선수가 교체 없이 뛰어야 하는 상황이 온 것. 이에 하석주 감독은 최대한 체력을 안배하며 뛸 수 있는 다운 템포 전략을 제시하며 경기 흐름을 차분히 가져갈 것을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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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이 시작되고, 월드클라쓰는 넓은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빌드업을 시작했다. 이에 맞서는 구척장신은 이현이-차서린 투톱의 전방 압박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월드클라쓰는 경기 초반부터 빠르게 몰아치며 기세를 올렸고, 구척장신은 이에 휘말리지 않으려 최대한 차분한 템포를 가져갔다. 팽팽하게 이어진 승부의 균형은 전반 6분 깨졌다. 허경희의 중거리슛이 엘로디를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망을 가른 것. 월드클라쓰 상대로 434일 만에 득점한 골에 하석주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함께 비행기 세리머니를 선보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곧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반 7분, 하프라인 바깥에서 찬 엘로디의 슈팅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며 동점 골을 만들어낸 것.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득점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엘로디는 SBS컵 대회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구척장신 골키퍼 진정선은 팀원들에게 연신 "미안하다"라며 사과했다. 작전타임으로 선수들을 불러낸 하석주 감독은 진정선에게 "실수가 계속 머리에 떠오를 거다. 그러면 안 된다. 정선이의 실수를 만회할 방법은 이기는 것밖에 없다"라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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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척장신을 상대로 패배한 전적이 없는 월드클라쓰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이때 근육 경련이 일어난 이현이가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 왔고, 김진경이 대신 투입돼 마지막까지 집념을 불태웠다. 경기는 2대 1 구척장신의 승리로 종료되었고, 첫 승리에 감격한 구척장신 선수들은 경기장에 누워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이현이는 "감독님, 2년 만에 이겼다"라며 하석주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기분 너무 뿌듯하다. 오늘 핸디캡이 많은 상태에서 경기했는데, '골때녀'는 정신력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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