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우리가 알고 있는 딱 그만큼만
, 우리가 알고 있는 딱 그만큼만" /> SBS 밤 11시 15분
‘쿨서머특집’ 1탄과 ‘MC특집’ 3탄으로 구성된 어제 방송은 식 토크의 흐름이 분명하게 드러났던 한 회였다. 새로 시작하는 ‘쿨서머특집’에서는 옥택연을 보기 위해 출연한 차화연의 소녀다움이나 왕지혜의 승부욕 등 주로 게스트들의 캐릭터를 끌어냈다면, 이미 그 과정을 거쳤던 ‘MC특집’에서는 가상 결혼상대인 김원준에게 박소현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나 스포츠중계 중 김성주가 저질렀던 실수 등 본격적인 토크가 나열됐다. 가장 먼저 게스트들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만을 쏙 뽑아 빠르게 캐릭터를 만든 다음 쇼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은 일종의 ‘캐릭터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은 이미 익숙한 캐릭터를 가진 게스트들로부터는 그 이상의 이야기를 끌어내지 못하는 약점이 종종 드러낸다. 다시 말해, 해당 인물에 대해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그치는 셈이다. “나무 위에 집을 지었다”거나 “강아지가 체한 것 같아 네 발을 바늘로 다 따주었더니 금세 회복하더라”는 김병만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재확인할 수 있는 건,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KBS 의 허풍 심한 달인 이미지였다. 또한 “(김원준과) ‘가상’ 빼고 결혼한다면 언제쯤?”이라는 강호동의 질문에 “성사시킬까요?”라는 박소현의 대답은 대중들이 MBC 를 보며 갖는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익숙한 만큼 일정 수준의 재미는 보장된다. 하지만 어제처럼 이미 구축됐던 캐릭터와 에서 부여한 캐릭터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을 땐, 게스트들의 반복되는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허탈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야기를 하거나 들은 후 그들과 우리에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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