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박경이 솔로앨범을 낸다면 ‘얘가 누구?’하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고 ‘박경이 솔로?’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박경을 비롯한 블락비 멤버 개개인의 존재감보단 그룹의 색깔이 강한 탓이기도 하고 박경이 음악적으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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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경은 이미 선배 뮤지션들로부터 적잖은 러브콜을 받았다. 데뷔 전인 2010년 조PD와 버벌진트의 프로젝트 앨범 ‘2 The Hard Way’의 수록곡 ‘종의 기원’ 피처링을 시작으로 보컬리스트 지아의 ‘눈물이 툭’에서 그루브한 래핑을 선보이며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종의 기원’에서 ‘hater들에게 코웃음을 날리며’ 카리스마 있고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눈물이 툭’에서는 ‘우리 사이는 컴퍼스 넌 나의 축 네가 쓰러지면 나까지 쓰러져’라는 가사로 감성적인 매력과 센스를 선보였다.
특히 김연우는 박경의 랩을 듣고 먼저 피처링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틱89로 둥지를 옮긴 뒤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에 도전한 김연우가 그 시작을 함께할 파트너로 박경을 택한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김연우와 박경이 함께한 ‘Move’는 김연우의 그루브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기획된 노래로, 김연우의 리드미컬한 보컬과 박경 특유의 래핑이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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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전에 발표된 블락비 세 번째 미니앨범에 수록된 박경의 솔로곡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는 박경이 가진 랩과 보컬 실력을 한 번에 보여준다. 이 곡은 끈적한 멜로디와 도발적인 가사가 매력적인 보사노바 풍의 노래로, 어반자카파 조현아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모닝콜 대신 날 깨우는 빗소리’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정말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나지막하고 나른한 박경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박경의 개성이자 매력 포인트인 하이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에서 박경은 목소리에 무게감을 더하고 곡의 섹시한 분위기를 살렸다. 물론 랩 파트에서는 매력적인 래핑으로 곡의 지루함을 덜고 그루브를 더했다. 박경은 이 곡을 두고 “‘이런 것도 할 수 있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고백한 바 있는데, 그 시도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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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람 인턴기자 ram626@
사진. 세븐시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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