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디트로이트 공연이 시작 불과 30분을 앞두고 취소된 데 이어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공연까지 줄줄이 멈춰 섰다. 지난 8월 올리비아 로드리고 페스티벌 직전 겪었던 발목 부상에 이은 악재다. 여기에 마논과 소피아마저 건강 악화로 투어에서 차례로 이탈하며 팀은 4인 체제로 버텨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숨 가쁜 행보와 건강 이상으로 인한 차질은 캣츠아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브리나 카펜터와 두아 리파 등 영미권 팝스타들은 물론, 10년 차에 접어든 K팝 대표 주자 트와이스 역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차이는 '단순 횟수'가 아닌 투어의 '물리적 동선'과 팀의 '체화된 내공'에 있었다.
반면 사브리나 카펜터의 2025년 'Short n' Sweet' 북미 피날레 투어는 총 17회로 횟수는 비슷했으나, 방문 도시는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5회), LA 크립토닷컴 아레나(6회) 등 단 5개 거점 도시에 집중됐다. 두아 리파의 'Radical Optimism' 투어 역시 대도시 다회차 공연 방식으로 체력 소모를 분산했다. 투어의 물리적 피로도는 단순한 무대 수가 아닌 '이동의 밀도'에서 갈린 셈이다.
글로벌 프로모션의 압박 강도 역시 서구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궤를 같이한다. 캣츠아이가 그래미 어워드, 코첼라, 국내 음악방송, 미니 3집 'WILD' 발매를 넘나들었다면, 카펜터 역시 투어 재개 닷새 전 'SNL' 호스트와 MTV VMA 무대를 병행했다. 두아 리파 또한 패션 캠페인과 자체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월드투어와 동시에 가동했다.
그러나 위기 대처와 내구성의 차이는 뚜렷했다. 트와이스는 정연, 채영(미주신경성 실신), 다현(발목 골절), 미나 등이 부상과 질환으로 이탈할 때마다 공연 취소 대신 '유닛 체제 완주'를 택했다. 반면 캣츠아이는 결손 인원이 늘어난 끝에 결국 공연 잠정 연기를 선언했다.
이 차이를 단순한 책임감이나 시스템의 우열로 환원할 수는 없다. 결정적인 변수는 '경력의 깊이'다. 2015년 데뷔해 10년에 걸쳐 글로벌 투어 인프라를 체화한 트와이스나 장기간 단계적 성장을 밟은 카펜터·두아 리파와 달리, 캣츠아이는 2024년 갓 데뷔한 신인이다.
공개된 일정표는 빙산의 일각이다. 비공개 연습, 시차 적응, 장거리 비행, 섭외 촬영 등 장막 뒤의 보이지 않는 노동은 장부상 수치에 잡히지 않는다.
캣츠아이의 잇단 공연 연기가 던진 진짜 화두는 "다른 가수보다 일을 더 많이 했는가"가 아니다. K팝과 팝 음악계의 문법을 동시에 흡수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신인 아티스트에게, 그 폭발적인 확장 속도를 뒷받침할 유연한 휴식과 회복의 안전판이 제대로 설계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Guzman Gonzalez Hannah 텐아시아 기자 hannahglez@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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