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출격하는 작품은 다음 달 5일 첫 방송되는 tvN '기프트'다. 김우빈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불의의 사고 이후 다른 사람의 야구 재능을 알아보는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전직 프로야구 투수 코치가 전국 최하위 고교 야구부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김우빈은 결과를 중시하는 지도자 정민용 역을 맡아 선수들의 성장과 변화를 이끈다. 야구에 판타지 요소를 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같은 달 11일에는 한효주와 공명이 호흡을 맞춘 MBC '너의 그라운드'가 방송된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이 멈춘 에이스 투수와 변호사 출신 스포츠 에이전트가 만나 재기를 꿈꾸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공명이 재활 중인 야구선수 강해환을, 한효주가 그의 복귀를 돕는 에이전트 서희승을 연기한다. 승패를 다투는 경기보다 좌절을 겪은 선수의 재도전과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OTT에서도 야구 드라마가 준비되고 있다.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하는 티빙 '써닝야구단'은 오정세와 전혜진 등이 출연하는 생활 밀착형 코미디다. 주말마다 야구를 하기 위해 모이는 30~40대 가장들이 사회인 야구 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프로선수들의 치열한 승부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들의 취미와 일상에 야구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앞선 작품들과 차이를 보인다.
최현욱과 정채연이 주연을 맡은 '그린라이트'도 내년 방송을 준비 중이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야구밖에 모르던 고교 최고 투수 출신 청년이 첫사랑을 따라 법학과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캠퍼스 로맨틱 코미디다. 실제 야구선수 출신인 최현욱이 야구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한태양을 연기한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이처럼 고교 야구부부터 프로야구 구단, 사회인 야구까지 서로 다른 무대를 내세운 작품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야구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흥행작으로는 2019년 방송된 SBS '스토브리그'가 꼽힌다. 최고 시청률 19.1%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이후 야구 드라마가 꾸준히 제작되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연말부터 내년까지 다섯 편이 잇따라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방송가의 달라진 분위기를 짐작게 한다.
무엇보다 야구를 둘러싼 대중의 관심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6 KBO리그는 3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정규시즌 누적 관중 1277만명을 기록했다. 야구가 일부 열성 팬의 관심사를 넘어 폭넓은 대중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드라마를 향한 관심 역시 커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비시즌의 아쉬움을 달래줄 다섯 편의 신작이 야구팬의 기대를 충족하는 동시에 야구팬이 아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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