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47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는 지난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하얼빈'(감독 우민호)의 현빈,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의 손예진, 남우조연상을 받은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의 이성민, 여우조연상을 받은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의 박지현, 신인남우상 수상자인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의 안보현, 신인여우상을 받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감독 김민하)의 김도연이 참석했다.
현빈은 "대기실에 있는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구나 하는 게 새삼스럽게 느껴졌다"며 "여기 와서 이런 행사를 한다고 하니까 그때 당시 상을 받았던 순간순간이 다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라. 오랜만에 다시 설레고 기분 좋은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빈은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며 느꼈던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는 "촬영할 때도 너무 어려운 작업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장군님의 모습이 아닌 이면을 생각했다"며 "서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나라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촬영 내내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신이 사형대에 올라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모든 것이 한꺼번에 몰려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남편 현빈과 나란히 주연상을 받은 데 대해 "이번에는 남편과 함께 공동 수상을 했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저희 집안에 경사가 났다"며 기뻐했다.
두 사람은 시상식 후일담도 공개했다. 현빈은 "당일에는 늦은 시간이어서 아들이 수상하는 걸 못 봤지만 다음 날 이게 받은 상이냐고 물으며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각자 팀들이 있었고 '하얼빈' 팀과 늦게까지 회포를 풀었다"며 "다음 날 둘이서 포옹하면서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자축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은 아들이 아이니까 잘 모르는데 시간이 지나서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은 엄마 아빠를 우습게 알지만 그때가 되면 우리를 우러러볼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부부가 다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언급했다. 현빈은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를 떠올리며 "이런 걸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손예진은 "더 리얼한 부부인데 격렬하게 부부싸움을 하는, 이보다 더 리얼할 수 없는 다큐 같은 영화를 해보고 싶다"며 재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동료 배우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성민은 "그때 정신이 없어서 박희순 배우를 언급하지 못하는 무례를 범했다. 죄송하다"며 "자기 언급 좀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히든페이스'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박지현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 그때 당시 상을 받을 때는 굉장히 꿈같았는데 손도장을 남긴다고 하니까 이제야 실감이 좀 난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뿌듯한 마음도 표했다. 그는 "한국 영화의 역사 속에 제 이름과 손을 남길 수 있다는 게 뜻깊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의 발자취에 제 흔적을 남기고 좋은 영화 속 좋은 캐릭터로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손이 아니라 발 관리를 했는데 발이 안 보이는 신발을 신어서 아쉽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안보현은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예상치 못했던 수상이어서 굉장히 떨렸다. 다시 볼 수 없을 정도로 민망한 순간이었는데 1년이 지났다는 게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제 인생에서 그렇게 큰 축하를 받은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더 깨우치게 해준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며 "제 안에서 또 다른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됐다"고 전했다.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로 신인여우상을 받은 김도연은 "청룡영화상에 데뷔하고 수상까지 해서 믿기지 않았는데 지금 이 자리에 오니까 영화 크레딧에 제 이름이 있었던 순간이 다시 떠오른다"고 말했다.
아이돌에서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힌 김도연에게 청룡영화상은 남다른 의미였다. 그는 "저에게 청룡영화상은 시작인 것 같다. 아이돌로 활동하다 배우로서 연기를 시작했을 때 처음 참석했고 수상까지 했다"며 "배우로서 처음 인정받았던 순간인 것 같아서 앞으로의 배우 생활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룡영화상이 배우로서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현빈은 "청룡영화상의 상을 받고 나서 이 상을 다시 한번 쥐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그만큼 많은 작품과 영화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도 많이 하게 되고 또 한번의 욕심을 갖게 만든 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예진 역시 "청룡영화상은 영화인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고 영화인들의 축제로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그 속에서 저만의 역사를 써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전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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