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첫 방송되는 MBC 금토드라마 '라이어'는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두 남녀의 진실 공방을 그린 심리 스릴러다. 서현진은 극 중 초등학교 사서교사 강지선 역을 맡아 유연석과 대립한다. 두 사람은 2016년 '낭만닥터 김사부' 이후 10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 로맨스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가 이번에는 서로를 의심하고 진실을 다투는 관계로 만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서현진은 한때 '로코퀸'의 대표 주자로 꼽혔다. 2016년 tvN '또 오해영'에서 사랑 앞에 솔직하고 거침없는 오해영을 연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등에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와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앞세워 로맨스 장르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이후 서현진의 선택은 달라졌다. 밝고 설레는 로맨스보다 현실적인 갈등과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에 무게를 뒀다. 교사들의 고충을 그린 '블랙독'에서는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기간제 교사로 분했고, '왜 오수재인가'에서는 성공을 위해 냉혹해진 변호사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에서는 비밀스러운 계약 결혼을 둘러싼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러한 변화가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성과를 거둔 시기도 있었다. '블랙독'에서는 현실적인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호평받았고, '왜 오수재인가'에서는 강렬한 캐릭터를 앞세워 극을 이끌었다. 특히 '왜 오수재인가'는 최고 시청률 10.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서현진이 로맨틱 코미디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라는 사실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다만 이후 작품들의 대중적인 성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트렁크'는 어두운 분위기와 복잡한 서사로 호불호가 갈렸다. 특히 지난 1월 종영한 JTBC '러브 미'는 시청률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첫 회 2.2%로 출발했지만 이후 1%대에 머물렀고, 최저 1.1%까지 떨어졌다. 최종회 역시 1.6%에 그치며 반등 없이 막을 내렸다.
'러브 미'는 서현진이 그동안 쌓아온 로맨스 연기의 강점을 활용하면서도 상실과 가족 간 갈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었다. 사랑을 소재로 했지만 달콤한 연애보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관계와 회복에 무게를 뒀다. 서현진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여전했지만, 시청률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라이어'는 '러브 미'를 연출한 조영민 감독과 서현진이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러브 미'가 1%대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긴 지 약 9개월 만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셈이다. 전작에서 대중적인 흥행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배우와 감독이 이번에는 심리 스릴러라는 전혀 다른 장르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연출과 연기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 새로운 장르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관건은 서현진의 연기 변신이 얼마나 폭넓은 시청자층의 호응으로 이어지느냐다. '왜 오수재인가'의 성공 사례가 보여주듯 무거운 장르가 반드시 흥행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작품들이 연기력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대중적인 성과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점에서 신작의 성적이 중요해졌다.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확장해 온 서현진. 10년 만에 다시 만난 유연석과 전작에 이어 호흡을 맞추는 조영민 감독까지, 익숙한 동료들과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라이어'가 서현진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동시에 흥행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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