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유인식 감독 특유의 디테일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연일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이에 중반부로 접어드는 7회 방송을 앞두고 유인식 감독(이하 ‘유 감독’)이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에 빛을 더한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유 감독은 배우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표했다. 먼저 김유정에 대해서는 “반짝이는 기지와 순발력, 능청스러운 연기력, 그리고 감출 수 없는 미모. 이가경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나열해 보면 김유정 배우가 얼마나 이 역할에 딱인지 새삼 느낄 수 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가경이라는 인물이 가진 에너지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혹독한 멸시도 그의 생기를 꺾을 수 없다. 터지기 직전의 샴페인처럼, 이미 불이 붙어버린 불꽃처럼,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그의 의지를 무엇도 막을 수 없다. 실제로 만난 김유정 배우에게도 바로 그런, 어떤 임계점에 다다른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 드라마에서 김유정 배우는 말 그대로 터져 나오고 날아오르고 불꽃처럼 타오른다. 그 빛나는 모습을 시청자 여러분께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설렜다”라고 극찬했다.
유 감독은 박진영이 연기한 ‘사토 히데오/김태웅’를 두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흔들리는 청년이다. 겉보기엔 일본인으로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는 것 같지만, 그 내면은 조선인으로서의 자의식과 번민으로 가득 차있다. 그의 양심이 아직 때 묻지 않고 고결하다는 뜻이고, 한마디로 순진하다는 뜻이다”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박진영 배우는 너무나도 맑은 눈을 가졌다. 그 눈을 보고 있노라면 ‘청춘’이라는 단어가 바로 떠오른다. 사토 히데오가 상처받거나 흔들리거나 감동할 때, 배우 박진영의 눈이 미세하게 떨리고 눈물이 비치는 순간마다, 마치 내가 언젠가 같은 감정을 느꼈던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허세가 없는 깨끗한 연기와 맑은 심성 때문일 것”이라며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박진영의 매력을 짚었다.
이어 “김현주 배우는 깊고 따뜻한 사람이다. 수선스럽지 않고 스스로를 꾸며내지 않는 진솔한 사람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믿음이 가고 기대고 싶은 느낌이 있다. 그런 느낌은 절대로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다. 스스로의 내면을 오래 가다듬어온 배우의 시간이 김현주의 크기와 깊이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라며 김현주를 향한 확고한 믿음을 표했다.
이무생에 대해서는 “볼 때마다 ‘선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각 같은 얼굴에도, 서 있는 전신 샷에도 선이 살아있다. 수트와 중절모 차림으로 조명 속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느와르 장르의 그래픽 노블 속 한 페이지를 보는 것 같다. ‘이무생 로랑’이라는 별명은 단지 이름 때문만은 아닌 것”이라며 이무생만이 구현해 내는 독보적인 아우라에 감탄을 표했다. 여기에 “이무생 배우는 어느 장면에서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확한 감정을 연기하면서도 어딘가 예상을 벗어나는 신선한 해석을 보여준다. 그만큼 항상 놀라움과 궁금증, 좋은 긴장감을 장면에 불어넣는 귀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진선규는 극 중 역할과 정반대로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유 감독은 “실제로 만나보니 과연 듣던 대로 유쾌하고 선량한 사람이었다. 현장에 나타나기만 해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배우가 두 명이 있었는데, 진선규 배우가 그중 한 명이었다. (다른 한 명은 ‘방꽃님’ 역의 김라희 배우였다.) 그가 맡은 ‘사토 신이치’는 이 드라마의 최종 빌런이고 극악한 전범인데, 혹시 너무 착하게 보이면 어쩌나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미 보셨다시피 터무니없는 기우였다. 편집실 화면 안에는 이글거리는 욕망과 악의에 불타는 섬뜩한 인간 사토 신이치가 있었다. 누구보다도 치열한 준비와 몰입의 결과였을 것”이라며 카메라 안팎에서 활약을 펼친 진선규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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