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제이블랙/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댄서 제이블랙/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그룹 A2O LITE 'NEON'(니온)의 도입부 안무를 제작한 댄서 제이블랙이 한국 댄스계의 국제적 위상을 국내 대중이 몰라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27일 제이블랙과 댄서 최인영(Sseji, 쎄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크림댄스 학원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A2O LITE 안무 제작 비하인드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NEON' 안무 공동 제작에 참여한 댄서 이동규(T-100, 티백)은 부득이하게 이날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해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제이블랙은 "한국의 스트릿 댄스 수준은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본다"면서 "해외에서는 한국이 댄스 강국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댄스 신이 더 커져서 전 세계 사람들이 '춤을 배우려면 한국에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이블랙에 따르면 한국 댄서들은 힙합이나 팝핀, 왁킹 등 여러 장르의 세계 배틀에서 우승해왔다. 중국, 미국, 러시아 등 강국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단 의미다. 그는 "중국에서는 제이블랙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찡도 제 국제 배틀 경력을 듣고 알아봤다"고 덧붙였다.
댄서 최인영, 제이블랙/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댄서 최인영, 제이블랙/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댄서 이동규/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댄서 이동규/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최인영은 제이블랙의 춤을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원래 K팝 안무를 추던 사람이라 제이블랙 선생님의 춤은 제가 알던 상식을 깨는 느낌이었다. 티백(이동규)이 내 선생님이었는데, 영상을 보여주면서 제이블랙에게 춤을 배워보자고 제안하셨다. 영상을 보고는 저런 춤을 배워야 내가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동규는 제이블랙에 대해 "최인영에게 소개해 준 데엔 이유가 있다"면서 "여러 강사에게 춤을 배워봤지만, 내게 필요한 걸 배울 수는 없었다. 포기하려들 때 쯤 본 게 제이블랙 선생님이었다. 수강 첫 시간부터 실마리를 찾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최인영은 "너무 어려워서 수업에 가기 전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지만 9개월을 버텼다. 그러다가, 못해서 배우러 와 놓고선 못한다고 부끄러워하는 건 이상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 안의 틀을 깬 순간이었다. 그때 진짜 선생님을 만났다고 느꼈다. 춤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사람 말이다"라고 털어놨다.

제이블랙에게 본인의 틀을 처음 깨부순 순간이 언제냐고 묻자, "28살 때였다. 수백 번 대회에 나갔지만 죄다 예선에서 탈락했다. 예선의 벽을 넘어 본 적이 없었다. 내 통장엔 3만원뿐인데,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일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아 가더라. 그 모습에 세상을 향한 분노가 쌓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상태로 출전한 대회에서 그야말로 난장을 부렸다. 팔을 마구 휘두르고 심사위원들에게 위협적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말이다. 무언가를 찢고 때리고, 부수는 동작들을 했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 내가 준우승했다"고 돌이켰다. "사람들이 왜 이날 내 무대를 좋아했을까 고민했다"던 제이블랙은 "'진심이 담기면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움직임을 몇 가지 동작으로 정리한 게 지금의 '제이블랙 스타일'이다. 사람들은 내 춤을 보고 '파워풀하다'고 하지만, 사실 폭력성이 짙은 춤사위다. 살펴보면 주먹을 쥔 팔을 휘두르고, 목이나 척추를 강하게 꺾는 식의 동작들이 많다. 자학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댄서 최인영/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댄서 최인영/사진=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
이어 제이블랙은 후배들에게도 배우는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맞다고 생각했지만 40대가 돼서는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젊고 어린 사람의 생각에도 다 이유가 있다. 내가 답을 알아도 후배들에게 물어보고 비교한다. 이동규와 최인영은 제 춤을 가장 잘 이해하는 동료들이다. 지금은 제가 두 사람에게 조언을 구한다"라고 말했다.

제이블랙은 곧이어 "춤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 싫어진 적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안 춰봤다"고 고백했다. 그는 "안 추면 다시 추고 싶어진다"면서 "30대에는 일하면서 감사한 줄 몰랐는데, 40대가 된 지금은 그 스트레스와 부담까지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A2O LITE는 지난 13일 데뷔한 이후 29시간 만에 멜론 메인 차트인 TOP100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7일 발표된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10월 31일 자)에 따르면, 이들의 데뷔곡 'NEON'은 '글로벌 200'에서 8위, '글로벌 Excl. U.S.'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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