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K-팝 시장에서 유독 어린 연령대의 팬덤 비중이 높은 것은 종종 비판이나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아티스트가 지향하는 음악적 이미지와 실제 공연장을 찾는 관객층의 연령대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특히 그렇다. 하지만 걸그룹 아이브(IVE)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어린 팬들을 신보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내세우며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6일 미니 5집 'Looks Can Kill'(룩스 캔 킬)의 수록곡 'CRUMBS'(크럼스)의 프로모션 영상인 '스핀오프 : 크럼스 필름(SPIN-OFF : CRUMBS FILM)'을 공개했다. 영상은 6인의 멤버에게만 집중하는 대신, 이른바 '초통령'으로 불리며 팬덤 내에서 '아기 다이브(Baby DIVE)'로 통하는 어린이 팬들과 멤버들이 함께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번 기획은 사랑스러운 비주얼 연출뿐만 아니라, 아이브의 가장 뚜렷한 팬덤 특성 중 하나를 팀의 정체성 안으로 자연스럽게 포용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영상은 한 영어 교실에서 시작된다. 칠판에 적힌 'I HAVE'라는 문구를 본 어린 학생이 아이브를 떠올리고, 이어 'CRUMBS' 음악을 틀자 교실은 순식간에 음악과 춤, 멤버들의 등장으로 가득 찬 화려한 파티 공간으로 변모한다. 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손등에 도장을 찍어주고, 다정하게 사진을 찍거나 함께 춤을 춘다. 영상은 팀명을 활용한 재치 있는 문구인 "영웅을 믿나요? 네, 아이브는 언제나 그랬어요(Do you believe in heroes? Yes, IVE always have)"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CRUMBS'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풍성한 화음, 화려한 보컬 애드리브가 돋보이는 일렉트로닉 댄스 팝 장르로, 멤버 가을과 리즈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음악적 진정성을 더한 곡이다.

공개 직후 온라인상의 반응은 아이브와 함께 화면을 채운 어린이들에게 집중됐다. 한 네티즌은 성숙한 파티 콘셉트 일색인 여타 K-팝 영상들과의 차별점을 짚으며 "영상에 나온 아이 중 한 명은 훗날 아이돌이 될 수도 있겠다"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아이브가 어린 팬들의 눈높이에 완벽하게 맞는 파티를 선물했다"며 호평을 남겼다.
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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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도 아이브와 어린이 팬덤 간의 유대감을 보여주는 디테일들이 주목받았다. 특히 영상 속 '아기 다이브 대기 구역' 표지판은 실제 아이브 단독 콘서트 당시 어린 관객들이 부모나 보호자를 안전하게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배려했던 현장 안내판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상 곳곳에 배치된 아이들의 손그림과 손편지 역시 훈훈함을 더했다.

이 같은 반응은 단순히 프로모션 영상에 어린이가 등장했다는 신선함을 넘어선다. 대중은 아이브가 이미 팀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어린 관객층의 존재를 회피하거나 숨기지 않고, 그들을 온전히 인정하고 축하해 주는 태도에 높은 점수를 보내고 있다.

최근 K-팝 공연 관객의 연령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져 온 상황이기에 이러한 포용성은 더욱 돋보인다. 앞서 캣츠아이(KATSEYE)의 경우 유럽 투어 영상에서 수많은 어린 관객들이 공연장을 채운 모습이 포착되자, 다소 도발적이고 성숙해진 음악·비주얼 이미지와 관객 연령대의 간극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티스트의 창작 방향이 관객의 나이에 종속될 수 없다는 반론과 관람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섰다. 이는 팝 음악 시장에서 아티스트의 기획 타깃과 실제 소비층이 엇갈릴 때 발생하는 구조적 긴장을 드러낸 단면이었다.
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IVE B-Side Film For 'CRUMBS' / Starship Entertainment
어린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티스트에게 결격 사유가 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아티스트가 무조건 유아적인 콘셉트를 취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런 맥락에서 아이브의 'CRUMBS' 필름은 아이돌과 어린 세대 사이에서 형성될 수 있는 긍정적인 '워너비' 관계를 영리하게 조명했다. 자신이 동경하는 스타와 한 화면에 서고, 자신과 같은 또래의 팬들이 공식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다뤄지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교감을 선사한다.

프로모션 관점에서도 천편일률적인 퍼포먼스 영상이나 콘셉트 포토를 넘어 팬덤이 능동적으로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풍성한 스토리를 제공했다. 아이브는 이를 통해 어린 팬덤이 아티스트의 한계나 걸림돌이 아닌,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관객 연령대가 자칫 비판의 표적이 되기 쉬운 시기에, 아이브는 가장 어린 지지자들을 논란의 대상이 아닌 축제의 주인공으로 세우며 K-팝 씬에 신선한 시각을 제시했다. 어린 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아티스트의 올바른 화답 방식을 보여준 모범 사례다.

Guzman Gonzalez Hannah 텐아시아 기자 hannahglez@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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