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가 5.18 소재를 조명했다. /사진=SBS 제공
'닥터X'가 5.18 소재를 조명했다. /사진=SBS 제공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극 전개에 5·18 민주화운동을 엮어 논란이 일자, 일부 팬덤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이들은 성명서는 내고 제작진을 향해 각색 및 연출 경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방송된 6회에서 5·18 당시 총상을 입은 인물(오상범)과 가상의 전직 대통령(지두석)이 등장한 것을 두고 "역사적 소재를 의료 드라마에 결합한 방식이 충분히 설득력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1회부터 5회까지 환자의 치료와 수술을 중심으로 병원 권력에 맞서던 작품의 무게중심이 크게 흔들렸다는 비판이다.

성명문은 주인공 계수정(김지워) 캐릭터의 개연성 부족도 꼬집었다. 팬덤 측은 "건조하고 직설적인 태도로 의료적 판단을 관철해 온 인물이 6화에서 감정적 갈등의 중심인물로 그려지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는지 의문"이라며 궤도를 이탈한 서사로 인해 주인공의 고유한 매력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5·18 당시의 헬기 사격 묘사 등이 생존자와 유족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세 가지 사항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5·18 소재와 가상의 전직 대통령을 등장시킨 이유 및 의료 서사에서의 역할 ▲6화에서 달라진 주인공의 감정 표현이 기존 캐릭터와 연결되는 방식 ▲역사적 사실 재현이 생존자와 유족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기 위한 사전 검토 과정 여부 등이다.

팬덤 측은 "역사적 소재의 사용 자체를 반대하거나 제작진의 정치적 의도를 단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작품을 향한 시청자의 정당한 질문임을 강조했다.

'닥터X'는 5·18 민주화운동을 조명한 데 대해 의사 드라마에 정치적 소재를 끌어들였다며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도 제기됐다. 청원인은 극 중 내용과 무관한 5·18 관련 내용이 등장한 것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논쟁이 있는 사안을 뜬금없이 드라마에 활용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방영 중단 및 제작진의 국회 증인 채택을 통한 제작 과정 검증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4일 방송된 '닥터X' 6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평생 통증과 환각에 시달리는 오상범(하성광 분)의 사연이 그려졌다. 방송 직후 해당 작품을 총괄하는 이옥규 스튜디오S CP(책임프로듀서)는 자신의 SNS에 드라마 포스터와 함께 "no fear(두려움 없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를 게시하기도 했다.
[전문] "'닥터X' 5·18 소재 해명하라"…방영 중단 청원 이어 성명문 발표
이하 '닥터X' 팬 입장문SBS 〈닥터X〉 제작진은 6화 5·1 8 민주화운동 소재의 각색·연출 경위를 명확히 설명하라

10월 24일 방송된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6화는 5·1 8 민주화운동 당시 총상을 입은 오상범과 가상의 전직 대통령 지두석을 등장시켰다. 우리는 5·1 8의 역사적 의미와 피해자·유족의 존엄을 존중한다. 문제는 이 역사적 소재를 의료드라마에 결합한 방식이 충분히 설득력 있었느냐는 것이다.

주인공 계수정은 1화부터 5화까지 환자의 치료와 수술을 중심으로 병원 권력에 맞섰다. 6화에도 의료적 갈등은 존재하지만, 오상범의 머릿속 총탄이 헬기 사격의 증거로 거론되고 지두석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이러한 전개가 앞선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계수정이 환자를 설득하고 보호하는 행동 자체가 기존 성격과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건조하고 직설적인 태도로 자신의 의료적 판단을 관철해 온 인물이 6화에서 감정적 갈등의 중심인물로 그려지는 과정이 충분히 자연스러웠는지는 의문이다. 그 결과 주인공의 고유한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비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5·1 8 당시의 총상과 가족의 상실, 헬기 사격을 묘사한 장면은 일부 생존자와 유족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만큼, 제작진이 이러한 영향을 고려했는지 묻고 싶다. 전 두 환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가상의 전직 대통령을 등장시킨 이유도 설명이 필요하다.

우리는 일본 원작을 한국 현실에 맞게 각색하는 제작진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 그러나 5·1 8 민주화운동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작품에 등장시켰다면, 그 선택이 의료 서사와 인물에 어떤 의미를 더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옥규 책임프로듀서(CP)는 24일 드라마 포스터와 함께 ‘no fear’(두려움 없다)라는 문구를 SNS에 게시했다. 해당 표현이 6화에 대한 비판을 겨냥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게시물과 별개로, 작품의 각색 경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SBS와 제작진에 다음 세 가지 사항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한다.

첫째, 5·1 8 소재와 가상의 전직 대통령을 등장시킨 이유, 해당 설정이 의료 서사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설명하라.

둘째, 6화에서 달라 보인 계수정의 감정 표현과 행동이 기존 캐릭터의 성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혀라.

셋째,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고 5·1 8 생존자와 유족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 어떤 검토를 거쳤는지 설명하라.

우리는 역사적 소재의 사용 자체를 반대하거나 제작진의 정치적 의도를 단정하지 않는다. 작품을 아끼는 시청자로서 제기하는 질문에 구체적이고 책임 있게 답할 것을 요청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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