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방송된 KBS 2TV 예능 '백수 이세돌'에서는 이세돌이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일터를 찾아 새로운 직업에 도전했다.
이날 이세돌은 직접 이력서를 작성하며 "나도 이력서를 쓸 줄은 상상을 못 했다"고 고백했다. 이를 지켜본 정재형은 "대국을 펼치는 모습을 보다가 이력서를 쓰는 모습을 딱 보는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은퇴 후 강연과 방송, 유튜브 출연 등을 하고 있지만 바둑만큼 자신을 대변하는 일을 찾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세돌은 "'이세돌' 하면 '바둑'이었다면 다른 뭔가가 떠오를 수 있는, 이런 느낌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는 AI에게 직접 조언을 구했다. 이세돌이 자신이 절대 못 할 것 같은 직업을 묻자 AI는 고객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야 하는 대면 판매를 언급했다. 알파고와 대국했던 승부사가 감정노동을 하는 것은 괴로울 것이라는 답변이었다.
AI는 이세돌이 대면 판매왕이 된다면 "그날로 AI 바닥 깔끔하게 때려치우겠다"고 장담했다. 이세돌은 "아니 왜 못한다고 생각하냐. 데이터가 부족하네"라고 반박해 웃음을 안겼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는 쉽지 않았다. 결제 단말기에서 영수증이 나오지 않는 문제가 생겼고, 맥주를 따르는 일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세돌은 "맥주를 계속 따르는데도 실력이 늘질 않는다"고 토로하면서도 관중들에게 맥주를 건넸다.
관중들은 이세돌을 알아보고 "팬이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그는 "바둑기사로 살아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께한 멘토도 예상보다 밝은 모습으로 일을 잘했다며 칭찬했다.
두 번째 도전은 요구르트 매니저였다. 이세돌은 전동 카트를 직접 운전해 제품을 배달해야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운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제가 사실 운전을 안 한다"며 "원동기 면허나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자동차 면허는 시간이 걸려서 원동기 면허를 먼저 땄다"고 밝혔다.
최근 자동차 면허를 취득한 정재형은 "한 달 전에 땄다. 나 너무 잘한다? 부릉부릉 내가 가서 해줬어야 하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이세돌은 1995년 프로에 입단해 2019년 11월 은퇴했다. 약 24년간 통산 1324승 3무 577패를 기록했으며, 세계대회 18회와 국내대회 32회 등 총 50차례 이상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기원 공식 집계 기준 누적 상금은 약 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텐아시아 기자 e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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